감동 슬픔 ~찡한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갓바위 2023. 7. 28. 20:46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깊은 산간 마을에

어느 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 왔습니다.

 

그녀는 다음 날부터 마을에 머물며 매일같이

강가에 나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날이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고왔던 그녀의 얼굴에도 어느덧 주름살이 하나 둘

늘어가고 까맣던 머리칼도 세월 속에 묻혀 하얗게 세어 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 날 이젠 하얗게 머리가 쇠어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아

있는 그녀 앞으로 저 멀리 상류로 부터 무언가 둥둥 떠 내려 왔습니다.

 

그 것은 다름 아닌 한 청년의 시체 였습니다.

바로 이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기다렸던

젊은 시절의 사랑하는 약혼자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그 여인의 약혼자 였습니다.

 

그녀는 어느 날엔가는 꼭 눈속에 묻힌 자신의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 줄기를 따라 떠 내려 오리라는 것을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기다려 왔던 것입니다.

 

이젠 보잘 것 없는 할머니가 되어 버린 그녀는 몇 십년전 히말라야로 떠날때의

청년의 모습 그 대로인 약혼자를 끌어안고 한 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습니다.

 

평생을 바쳐 이룩한 내 사랑

가슴 저미도록 슬픈 내 사랑

이젠 그 곳에선 한 여인을 만날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오늘도 山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답니다.

 

- 안톤슈낙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나를 아는 사람으로 부터 잊혀져 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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