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두 가지 생각을 다 버려라

갓바위 2023. 7. 30. 08:48

두 가지 생각을 다 버려라

중국 원나라의 선승 명극초준明極楚俊이 한동안 일본의 절에서 묵고 있었다.

때마침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결전을 앞두고 일본의 한 무장이 찾아와서 물었다.

"생사의 마음이 교차할 때 어떻게 처신하면 좋겠습니까?"

 

"두 가지 생각의 머리를 다 잘라버려라."

북송北宋의 정명도程明道는 '양망兩忘이라는 말을 섰다.

우리는 생과 사, 선과 악, 행복과 불행,

안과 밖 등의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안 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 쪽을 버리고 선택한 쪽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린다는 것은 괴로움을 스스로 불러들일 뿐이다.

그러니까 양쪽을 다 잊으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분별해서 생각한다.

그래서 '있다' 고 할 때에는 '없다'고 하는 대립되는 개념을 생각한다.

'산다'에는 '죽는다'를 대립시킨다. '즐겁다'의 극단에는 '괴롭다'가 있다.

 

'안'에는 '밖이라는 대립 개념이 따른다.

우리는 언제나 한 쪽을 긍정하고 다른 쪽을 부정하는 양자택일을 한다.

만약에 "있다'와 없다', '산다' '죽는다'의 두 가지 극단적인 개념을 잘라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것을 선의 세계에서는 '팔면청풍八面淸風'이라고 표현한다.

명경지수明鏡止水의 경지도 양망에서 비롯된다.

 

'있다'고 좋아하는 것은 '없다'는 괴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을 고민하는 것은 '죽는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틀어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살아갈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열심히 살고, 죽어야

할 때는 죽음을 서러워하지 말고 그저 인간을 초월한 힘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면 된다. 그것이 생사를 잊는다는 것이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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