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미운 사람을 위해

갓바위 2023. 8. 9. 09:40

▒ 청취자 질문

누구나 미운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하는 일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운 사람을 위해 등공양이나 초공양을 하면 관계가 풀리고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어떤 원리인지 궁금해서 여쭈어 봅니다.

▒ 본각스님 답변

정말 미운 사람이 있으면 힘드시죠..

저도 생각해 보면 젊었을 때는 미운 사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다가 부딛치고, 의견이 대립되고 해서..

살다보면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미운 사람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꾸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힘이 들게 됩니다.

그럴 때 잠시 물러서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일이 왜 이렇게 되었나.. 그 사람하고 왜 다투었을까?

말다툼이 왜 생겼지? 나는 저 사람을 왜 미워할까?

생활 속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사유하고 점검하면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보통은 잘못이 상대방에게만 있는 거 같지만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나에게도 어느 정도라도 잘못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세히 살펴서 정의롭고 올바르게 하는 것..

그래야 수행도 제대로 서는 겁니다,

조용한 시간에 차분하게 사유해 보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하는 쪽으로 시작이 돼야 합니다.

어떤 때는 상대방이 막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그쪽이 더 궁하고

그쪽이 더 힘들어서 그것을 남에게 분출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아, 그 사람도 힘들었구나..

나한테 이렇게 억울하게 하고 속상하게 하는 그 당사자도 사실은 힘들고

그 돌파구를 찾고 있었구나..' 이런 마음이 들 수가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어떠냐 하면, 자신이 편안하면 남을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편안하면 좀 여유있게 대할 수 있고,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어떤 일에 쫓기는 상황이면 나도 남을 불편하게 합니다.

그래서 사유를 통해서 누가더 잘잘못이 있는지 아주 정의롭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수행이기도 하고, 자신을 잘 가다듬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 지나고 몇 년 뒤에 뒤돌아 보면 '아, 그땐 그 사람도 힘들었구나.

그사람 잘못도 있지만 나의 잘못도 있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몇 년 지나서가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일이 벌어졌을 때 바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살피면서 '상대도 힘들구나, 그 사람도 안됐구나..'

이러면 이제 자비심이 나오기 시작하고, 자비심이 나오면

자연히 지혜로운 생각이 일어나 일이 풀려가게 됩니다.

이런 마음이 일어나면 이제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부처님, 저 사람이나 저나 모두 어리석었고, 함께 미운 마음이 있을 겁니다.

그 미운 마음을 제가 먼저 털어 버리겠습니다' 이런 기도를 시작합니다.

이런 살핌과 반성없이 그저 '부처님께 초올리고 등올리면 끝나겠지' 이건아닙니다.

물론 그런 행위도 자비로운 마음이지만 그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사유하고 살피고.. 그 다음단계로 그런 공양을 올리면

그 미움과 괴로움은 자연히 해결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잘못했으면 측은한 마음이생기고, 내가 잘못했으면 참회를 하면 됩니다.

이러고 보면 사실 우리 삶에 있어서 그렇게 궁극적으로

미워하고 원망할 일은 거의 없지 않은가..

어떤 상황 속에서 서로 엉키고 잘못된 인연으로 원망의 마음이 일어났는데

사유하고 풀어가고 기도하면, 아주 결정적인 미움은 없는 거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러면 상대방도 편안해집니다.

그러려면 말씀드린 대로 마음을 살피고 사유하여 내 마음을 다스리고

부처님께 초나 등 공양을 올리면서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것..

물론 좋은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도 거룩하지만

미운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정말 높은 정신적인 경지입니다.

그 만큼 성숙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다가옵니다.

(진행자: "지금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들

마음이 더 넓어지셨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주 신랄하게 상대를 비난하며 공격하는 이가 있다.

그가 쏟아내는 악담은 듣는 이를 거북하게 만든다.

그와 같은 행동은 그가 매우 고통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마음 한가득 독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면 그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그의 공격적인 말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

-햇빛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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