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경중팔조

갓바위 2023. 9. 22. 08:03

 

대중을 경책하는 여덟 가지 조목

​경중팔조(警衆八條)

1. 출가할 때 어질지 못하고 의롭지 못하고 버릇없고 지혜롭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설사 남들이 하라고 끌어들여도 저는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면서 터럭 끝만큼도 절대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2. 저는 출가한 뒤 사방 곳곳을 두루 참방하였는데, 당시 평융(平融)선사가

크게 명망을 떨쳤으므로 서울(京師)까지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더니,

​법사께서 말씀하기를, "그대는 본분을 잘 지키고 명예를 탐하거나 이익을

 

쫓아다니지 말며, 또한 바깥 사물의 인연에 끌리어 한눈 팔지도 말게나

오직 인과 법칙을 분명히 알고 한마음으로 염불을 하게나." 하였으므로,

​저는 지금까지 그 가르침을 확실하게 준수해 오고 있으며,

일찍이 내팽개치거나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3. 저는 사방의 승가 대중을 공경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상대방이 무릎을 꿇기전에 제가 먼저 무릎을 꿇었고,

​상대방이 절을 하기전에 제가 먼저 절을 하곤 했으며,

​절대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깔보지 않았습니다.

4. 도에 들어가는 중요한 문으로는 믿음(信)이 첫째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 목숨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에 있다'는 세존의 설법을

잠시도 잊지 않고 굳게 믿으면서 염불법문에 정진해야 합니다.

5. 새로 공부하는 후학 스님들은 염불 공부는 마음을 잘 다잡을 수 없다고

투덜대는데, 한량없는 겁 동안 심어 온 생사의 뿌리가 그렇게 금방

끊어질 수 있겠습니까? 오직 '나무아미타불' 명호만 부지런히

염송하면 모르는 결에 잡념은 저절로 없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6. 칭명염불(稱名念佛)의 방법에는 소리를 내어 염불하거나,

​마음속으로만 염하거나, 입술만 움직이는 염불이 있지만, 어느 것이든 때와

장소에 따라 알맞게 하면 반드시 '나무아미타불' 하는 명호가 한 구절

한 구절씩, 또렷이 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가면서 소리 소리마다

절절히 자기 마음을 불러 일깨워야 합니다.

7. 요즘 사람들이 염불하려 들지 않는 것은 서방정토를 얕잡아 보기 때문인데,

​서방정토왕생이 바로 가장 큰 덕과 복과 지혜를 두루 갖춘 위대한 성현만이

가능한 일인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8. 저도 어렸을 적에는 염불할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웃집 할머니가 매일 꼬박꼬박 수천 번씩 염불하는 것을 보고서,

​왜 그렇게 하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할머니가 대답하기를,

​"전에 남편이 돌아가실 때 염불을 하셨는데,

아주 편안하게 잘가셔서 나도 이렇게 염불을 한다오.

남편이 돌아가실 때는 아무런 아픈 데도 없고 단지 사람을

한 번 불러보더니 작별하였다오" 라고 하셨습니다.

​하물며 부처님의 제자로서 어떻게 염불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대중을 경책하는 여덟 가지 조목이다.

-운서주굉 연지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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