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싫어 - 감응(感應)의 원리
한 소년이 계곡을 향해서 "난 네가 싫어" 하고 크게 소리치면서
마음 속에 불만을 털어 냈는데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다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소년은 울면서 이 사실을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소년을 위로해주면서 다시 소년을 계곡으로 데리고 가서는
다시 큰 소리로 "나는 너를 사랑해" 라고 소리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울음을 멈추고 웃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면 팔방의
사람으로 부터 "나는 너를 사랑해" 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빈 계곡에서 메아리가 들리는 것은 바로 감응(感應)입니다.
종을 치면 종소리가 나고 북을 치면 북소리가 나는 것도 감응입니다.
거북이가 알을 낳고 거북이로 부화되고 명아나비의 애벌레를
나니벌레 유충 속에 낳아 자라도록 하는 것도 감응입니다.
독가스가 외부로 노출되어 사람이 목숨을 잃고
따스함이 전기처럼 상대의 마음에 전해지는 것도 감응입니다.
감응(感應)은 천지만물 우주중생 가운데 상호적인 호응의 하나입니다.
보름달이 되고 달이 기울고 하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에 대한 감상에 젖고
꽃이피고 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허망하고 무상함을 개탄하는 것도 감응입니다.
모자(母子)가 한마음 한뜻으로 어어지는 것도 감응입니다.
감응(感應) 또한 인연으로서 감응에는 인연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물이 맑지 않으면 어찌 사물을 비추어 낼수 있겠습니까?
사람에게 청정하고 감동적인 마음이 없다면 어찌 진리와
상응할 수 있을 것이며 어찌 제불보살과 감응하여 교감할 수 있겠습니까?
흔히들 말하는 '보살청량월 상유필경공 중생심구정 보리월현전
(菩薩淸凉月 常遊畢竟空 衆生心垢淨 菩提月現前)'
이라는 말도 감응의 원리입니다.
생활 속의 한마디 말이 사람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사람의 말이
사람을 고통으로 괴롭게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감응입니다.
한마디 '만세' 소리에 공훈을 인정받기도 하고 '썩은 군주'라는
한마디 욕설에 쇠고랑을 차고 감옥에 갇히는데 이것도
다 인연에 의한 것인고 연기 법칙에 부합되는 것입니다.
염불하고 경전을 독송해서 천도가 되면, 왜 감응하게 되었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흔히들 말하는 '정성이 있으면
영험하다.'하는 말과 이치가 같은 것입니다.
어느 한 선사가 아미타불 명호의 공덕에 괸해서
법문을 하고 있는데, 어느 한 청년이 말도 안된다는 듯이
"아니, '아미타불' 겨우 네글자가 어떻게 그렇게 위력이 있다는 말이세요?"
하고 선사에게 반문했습니다. 선사는 청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단지 "헛소리" 하고 야단쳤습니다.
이 말을 들은 청년은 머리 끝가지 화가 나서 손가락질을 하며
"어디 누구한테 욕하는 거요?" 라고 따졌습니다.
선사는 조용히 웃으며 "헛소리라는 말은 단지 세글자인데도 이렇게 큰 힘이
있는데 '아미타불' 네글자는 왜 위력이 없겠느냐?"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느낌이 있어 감응한다" 라고 한는 말처럼 차를 마시면 갈증이
풀리고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는 등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서
살펴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감응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성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