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인연법을 알고 향상의 길로

갓바위 2023. 9. 26. 08:37

 

인연법을 알고 향상의 길로

​혜국 스님

​인연법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 인간은

어느 때나 수행의 길과 욕망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향상의 길과 타락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수행의 길, 향상의 길로

나아가려면 경쟁상대를 남이 아닌 자신에게 두어야 합니다.

내가 싸워서 이겨야 할 적은 '나'속에 있습니다.

 

내안의 탐심, 진심, 치심이 바로 싸워서 이겨야 할 적입니다.

이 그릇된 마음을 먼저 제어하고 이겨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기고 나면 원망과 질투가 따라오고, 지면 분해서 밤을 지새우게 됩니다.

마음의 평화는 나에게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야만 올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내 속에서 일어나는 탐진치심과 원망과 이기심과 싸워야 합니다.

"삼독심을 멸하면 구경열반, 곧 적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멸의 모습, 고요한 모습, 그것이 마음의 평화입니다.

실로 내면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내 마음이 그릇을 키워야 합니다.

내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작업은 바로 인연을 아름답게 만드는 길입니다.

그릇이 커지면 남의 허물이 보일 때 스스로 깨닫고 경책합니다.

 

"아, 아직도 남의 허물이 보이니 내 속에 남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기운이 있구나.

저것은 보지 말자. 남의 허물보다 내 마음에 있는 허물부터 고치자.

이는 내 안의 어리석은 욕망 때문이다.

이런 욕망으로 인해 남의 허물을 보고 원망한다면 결국 나만 초라해지고

망가질 뿐이다. 소중한 나를 아껴 좋은 인연을 심어야 한다."

 

이렇게 다가오는 연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因}을 길들이고

가꾸어 나가는 멋이야말로 인생과 생명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됩니다.

언젠가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배꼽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간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얼굴성형이나 지방흡입이 아니라 배꼽모양까지 바꾼다고 합니다.

 

누구든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어머니와 연결되어 있던

탯줄을 끊게 되고, 그 탯줄을 끊은 모양대로 생긴 것이 배꼽입니다.

그 배꼽을 보면서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가 내 탯줄을

이렇게 잘라줬구나'하면 되는데, 굳이 손을 대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예쁜 배꼽 때문에? 과연 어떻게 생겨야 예쁜 배꼽입니까?

수술하여 배꼽모양까지 바꾸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자기 몸의 생긴 모양이 정 싫으면 금생에 꽃공양을 자주하고, 남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하고, 마음을 넓게 써서 다시 태어날 때 잘 생기게 나면 됩니다.

 

그러면 칼을 대지 않아도 현생에서부터 인물이 변하고,

다시 태어날 때는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의 잘생긴 외모를 갖출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 얼굴만 자꾸 뜯어고치고,

그 가짜 얼굴로 교만해지니 이러한 인연을 심은 이가

내생에는 정녕 어떠한 모습을 띄게 될지 걱정입니다.

 

이 성형수술은 내가 잘나지고 싶은 욕망에서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에 대한 그릇된 욕망과 착각이 어찌 성형수술뿐이겠습니까?

보통 사람들은 나라고 하면 몸뚱이를 많이 생각합니다.

그래서 몸뚱이부터 챙기고 몸뚱이를 위해주는 욕망을 즐겨 좇아갑니다.

 

그러나 몸뚱이는 언젠가는 배신을 합니다.

아니, 지금 이 순간도 몸뚱이에게 배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요즘 나는 아침에 일어나려고 하면 몸이 뻐근할 때가 많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벌떡 일어나지더니, 새벽 2시에 일어나려고 하면 몸이찌뿌드드합니다

 

'아이고 이놈이 벌써 나를 배신하여 몸뚱이를 마음대로 못쓰게 하는 구나'

지금은 이 정도로 느끼고 있지만 언젠가는

몸져 눕게 만들고 마침내는 죽게 되겠지요.

그런데 죽을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몸뚱이가 죽을 때 우리들에게, "주인님, 먹여주고 입혀주느라고 애썼습니다.

언제 죽을까요?"하고 물어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그냥 죽어버립니다.

이처럼 몸뚱이는 언젠가는 틀림없이 배신을 합니다.

 

그럼 이렇게 몸이 나를 배신하고 흙으로 물로 불로

바람으로 돌아갈 때 우리는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요?

이럴 때 내 몸 안에 길들여 놓은 내 인연, 곧 내 마음에 의지해야 합니다.

 

주위의 인연을 가꾸고 스스로의 마음밭을 가꾸며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밭은 넓습니다. 한 생각에 미국을 갔다 올 수 있고

달나라까지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이 마음밭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주에 가득 차고도 남는다고 합니다.

부디 몸뚱이를 위해 마음을 희생시키지 마십시오.

모든 인연, 그리고 우주법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인 마음법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먼저 가면 물질이 저절로 따라오고,

마음이 뒤에 있는 사람은 물질이 쫒아오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복업을 쌓으려면 마음을 잘 닦아 좋은 인연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마음을 잘 닦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면 인연을

잘 가꿀 수 있게 되며, 인연을 잘 가꾸면 능히 복업이 깃들기 마련인 것입니다.

 

부디 마음이 주인이라는 것을 알아서

마음을 위해 살고 마음 닦는 쪽으로 나아가십시오.

마음을 찾는 쪽으로 공부를 하다가 마음을 알게 되면 하루아침에

삼천대천세계를 알게 되고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인연의 삶 속에서 부디 마음을 잘 닦아,

능히 참생명을 살리고 기르는 멋진 삶을 성취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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