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마음이 업을 짓기도 하며(心能造業),
마음이 업을 바꾸기도 합니다(心能轉業).
업은 마음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지고, 업은 마음따라 바뀝니다.
그런데 만일 마음이 업을 바꿀 수 없다면 곧 마음이 업에 얽매이게 되고,
업이 마음 따라 바뀌지 않는다면 곧 업이 마음을 얽매게 됩니다.
마음이 어떻게 업을 바꿀 수 있는가 하면, 마음이 진리(道)와
합치하고 마음이 부처님과 합해지면, 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업이 어떻게 마음을 얽매는가 하면, 마음이 일상 인습에 젖어
욕망이 시키는 대로 행하며 진리나 궁극적인 삶의 진정한 모습을
추구하지 않고 되는 대로 살아간다면, 업의 굴레에 얽매이는 것입니다.
현재의 모든 경계와 미래의 모든 과보는,
모두 오직 업이 만드는 것이며(唯業所感),
또한 오직 마음의 조화일 뿐입니다(唯心所現).
오직 업에 의해 지배를 당하기 때문에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는 모두
일정하게 정해지게 되는데, 이런 이치 때문에 업이 마음을 얽매는 것입니다.
또 오직 마음의 조화이기에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는
모두 일정하지 않고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미래의 운명이
바뀌게 되는데, 그러기 때문에 마음이 업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업이 우리의 마음을 얽매어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가 이미 일정하게 정해져 있을 때에,
문득 크고 넓은 마음을 내어 진실한 수행을 함으로써,
마음이 부처님과 합쳐지고 마음이 진리(道)와 합치된다면, 마음이 업을
바꿀 수 있게 되어,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가 (원래는) 일정하게
정해졌지만, 그러나 이후로는 (다시는) 일정하지 않고 변하게 됩니다.
또 마음이 업을 바꿀 수 있어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가 아직을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을 때에,
크고 넓은 마음이 갑자기 후퇴하고 진실한 수행에
어그러짐이 생기면, 다시 업이 마음을 얽매게 되어,
원래는 현재의 경계와 미래의 과보가 일정하게
정해지지 않았는데, 다시 일정하게 정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업이란 이미 지난 때에 지은 것이라,
이것은 참으로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마음을 낼지 말지 선택의 기회가 나한테 있으며,
업을 지을지 업을 바꿀지도 결코 남한테 달려 있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기의 운명을 자기가 마음대로바꿀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들이 지금 당장 마음을 내어 부처님을
생각(念佛)하며 극락왕생을 구한다면, 예컨대
의보(依報)나 정보(正報)를 관상(觀想)하거나
또는 부처님 명호를 지송하거나 하여 생각이 죽 이어져(念念相續)
관상과 염불이 지극해진다면, 마음이 곧 부처님과 합쳐집니다.
그렇게 합쳐지고 또 합쳐져서 합쳐짐이 지극해진다면,
마음이 업을 바꿀 수 있게 되어, 현재의 경계인 사바세계가
극락으로 바뀌고, 모태의 감옥(胎獄)에 다시 들어갈 미래의 과보가
정토에 화생(華生)할 연꽃 봉오리로 바뀌게 됩니다.
이런 경지에 이를 수만 있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극락세계에 자유자재로 노닐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혹 그 마음을 잘못 써서 관조(觀照)의 공부가 방향을 잃거나
또는 공부 도중 홀연히 후회하거나 나태한 생각이 일어나
더 이상 부처님과 마음이 합치하지 않게 되면,
다시 업이 마음을 얽매게 하여, 현재의 경계도 여전하고,
미래의 과보도 변함없이 그대로 정해지게 됩니다(前境仍舊 來報依然).
이렇게 되면 결국 사바세계의 괴로운 바다(苦海)에서
영원히 육도 윤회할 괴로운 중생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니 사바 고해를 벗어나 영원한 안락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찌 스스로 깜짝 놀라 경계하며 분발하여 수행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철오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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