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양패구상ㅣ兩敗俱傷

갓바위 2023. 10. 19. 09:02

 

양패구상ㅣ兩敗俱傷]

 

 ○ 양측이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손해만 입다.

○ 兩(두 양) 敗(패할 패) 俱(함께 구) 傷(다칠 상)

 

서로지지 않으려고, 또는 더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이것저것 다 잃는다.

이럴 때 쓰이는 속담이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이다.

게를 잡으러 갔다가 새끼로 만든 바구니 구럭까지 다 잃었으니

 

손해가 막심하다. 제3자가 횡재를 하는 漁父之利(어부지리)의 이득을

안기기만 한다. 蚌鷸之爭(방휼지쟁, 蚌은 조개 방, 鷸은 도요새 휼),

漁翁之利(어옹지리) 등 숱한 유사어가 있다.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쌍방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兩敗) 서로 손해만 입었다(俱傷).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싸우는 것을 깨우치는 성어로 개와 토끼의 싸움 犬兎之爭(견토지쟁),

농부의 횡재 田父之功 (전부지공)과 유래가 같다.

 

前漢(전한) 시대 학자 劉向(유향)이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전략가들의 책략을 모은 ‘戰國策(전국책)’에 이 이야기가 전한다. 齊策(제책)

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해 보자. 제나라의 淳于髡(순우곤, 髡은 머리깎을 곤)이

 

란 학자가 있었다. 천한 신분 출신이었지만 기지가 넘치는 변설로

제후를 섬겨 대부가 된 사람이다. 강국 秦(진)과 대치하던 당시

宣王(선왕)은 군대를 이끌고 魏(위)나라 정벌에 나서려고 했다.

해학과 변론이 뛰어난 순우곤이 고사를 들며 간언했다.

 

‘韓子盧(한자로)라는 천하에서 제일 빠른 사냥개가 약삭빠르기로

제일가는 산토끼 東郭逡(동곽준)을 쫓았습니다.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고

산꼭대기를 다섯 번이나 오르내리며 추격했는데,

결국 토끼가 지쳐 죽고 개도 뒤따라 쓰러졌습니다

 

(環山者三 騰山者五 兎極於前 犬廢於後 犬兎俱罷/

환산자삼 등산자오 토극어전 견폐어후 견토구파).

부근을 지나가던 농부가 힘 하나 들이지 않고 개와 토끼를 모두 주워 갔습니다.’

 

선왕이 얼른 그 뜻을 파악하지 못하자 순우곤이 이어 말한다.

지금 제나라가 위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되면 군사들은 곧 지치고

국력도 약해져 이렇게 되면 서쪽의 진나라나 남쪽의 楚(초)나라가 농부와 같이

횡재만 안겨준다고 했다. 선왕은 곧 깨닫고 위나라 정벌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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