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삼업과 삼독

갓바위 2024. 3. 9. 10:21

 

 

삼업과 삼독

 

<신해가 넓고 커서 선지식 친견하기를 좋아하며,

몸과 말과 뜻의 업이 한가지도 과실이 없고,

보살도를 조촐히 하여 일체지를 구하며, 불법을 담을 만한 그릇이 되며,

그 마음이 청정하기가 저 허공과 같아서 보리에

회향을 하되 장애되는 바가 없더라. -화엄경 입법계품>

선재동자에겐 과실이 없다고 했다. 과실이란 죄와는 사뭇 다르다.

죄는 하고자 하는 생각 속에 고의적으로 저지른 것이지만,

과실은 조심하였으나 실수로 저지른 것을 의미한다.

대낮에 맨 정신으로 부모에게 폭행하는 것은 크나큰 죄가 되지만,

잠결에 잠버릇이 심해 부모를 차는 것은 과실인 셈이다.

고의로 저지른 일은 그 죄값을 받아야 하나 과실의 경우는 용서하여야 한다.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신. 구. 의 삼업이라고 한다. 인간이 짓는 업이

크게 이 세 가지로 삼독인 탐. 진. 치는 바로 뜻으로 짓는 의업이다.

이를 바로 깨달아 업을 쌓으면 선업이라 하고, 역으로 일을 저지르면

악업을 쌓는다. 선업을 쌓으면 선근이 생겨, 그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이

재물이라 하겠다. 즉 선근을 심은 과보로서 얻어진 재물인 것이다.

불법의 그릇을 성취했다 함은 불법의 분야에서 큰 재목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흔히 '정치 잘 할 그릇이야'라는 표현을 쓰듯, 선재동자가 불법을 담아 지닐

만큼 장하다는 내용이다. 금생뿐 아니라 전생에도 믿음이 신성했기 때문이다.

<여래가 한 털구멍 속에다 과거의 일체 부처님을 나타내심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낱낱 광명을 놓는 대로 모든 세계에 두루 비침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털구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수 같은 변화하는 구름을 내어

여러 부처님 국토에 가득함이 부사의하며...화엄경>

땀구멍은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보는 허공은 눈으로

보아도 그 넓이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넓다. 그런데 부처님은 이 털구멍 속에

팔만사천 균이 산다고 하였다. 그 속에는 암놈도 있고 수놈도 있으며 힘센 놈도

있고 약한 놈도 있어 서로 싸우기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하였다. 따라서 그 속에

사는 균의 입장에서 보면 털구멍 하나가 우리가 보는 허공만큼이나 넓은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무수한 생명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업이 작용하는 힘은 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작용에 한정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벌레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을 해하면 그 과보는 반드시 받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보기에 이렇게 작은 털구멍에 과거의 일체

부처님을 나타내시는 부사의한 능력을 보이시고,

능히 한 털구멍 속에서 일체 부처님의 미진수 변화를 구름 일으키듯

 

일으켜서 일체 제불국토에 가득 퍼지는 부사의한 능력을 보이신다.

부처님의 이런 부사의한 경지는 우리가 비록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것을

자꾸들으면 그 기운이 우리 속에 뿌리를 내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가 배나 머리가 아프면 의사에게 가서 진찰을 하고 처방에

따라 약을 먹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 약이 어떻게 조제되었는지는 몰라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으면 아픈 것이 낫듯이 비록 부사의한 경지를

몰라도 그것을 자꾸 들음으로써 그 경지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관응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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