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고공 緣起故空
모든 존재들은 인연因緣에 의해 존재하므로 공空하다.
천하의 모든 존재가 다른 것들과 인연을 맺음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던 존재도 존재 그 자체를 실체實體라 할 수 없다.
모든 개체는 연기적 존재이므로 비실체非實體요,
무실아無實我요, 무아無我요, 비아非我요, 공空이다.
즉 존재계는 모두가 한 덩어리 유기체로,
그 어떤 개체도 연기의 고리를 끊어내고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그러한 존재 법칙에 대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나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
(此有故彼有 此無故彼無 此起故彼起 此滅故彼滅)" 고 말씀하셨다.
어떤 존재를 실체實體로 여길 때는 그것이 분별分別 - 시비是非 - 집착執着의
대상이 되지만 반대로 비실체非實體로 여긴다면 그러한 대상이 될 수
곧 전자의 경우는 집착으로 인한 괴로움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는 집착할만한 대상이본래없으므로 그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어떤가? 이 대목에서 구원과 해탈의 서광이 눈부시게 비쳐오지 않는가!
향기처럼 퍼져오지 않는가! 그냥 놓아버리면 다 공空하다. 무엇이든 그것을
마음속에 두고 있을 때나 집착하고 있을 때 비로소 실체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놓아버리면, 즉 자신의 의식意識 공간에 마음내용
(마음속의 모든 것: 감정, 욕구, 의지, 신념, 인상,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
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존재 의미가 없다.
방하放下는 특별한 논지가 필요 없다. 그냥 놓아버리면 될 뿐이다.
종아리에 붙어 있는 거머리를 떼어 내버리듯이 일체의 개념이나 가치를
그냥 지워버리는 것이다. 방하현공放下顯空은 공空의 이치理治가
아니라 공의 체험體驗을 위한 단순한 실천론이다.
자기 속에 있는 마음내용을 내려놓은 다음, 그것을 들고 있을 때의
느낌과 비교해 보라. 크든 작든 시원한 해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방하현공이 가장 강력한 방편이다.
空을 깨닫는 27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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