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의 가르침 4
산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어느 고을에 부임한 원님이
이방을 데리고 마을을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사또….
미천한 백성들에게 물어볼 게 뭐 있다고 길을 나서시옵니까?“
“이 마을에 대대손손 뿌리를 내리고 산 분들에게 뭐라도 물어봐야 되지 않겠느냐“
“제깟 것들이 뭘 알겠습니까요 그저 나리께서 선정을 베풀어 주시면
따라올 뿐이죠 “ “어허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릴 하는구나“
이리저리 고을을 돌아다니던 원님과 이방의 눈에
소에게 고기를 먹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농부를 보고는 “저 보십쇼…
풀만 먹는 소에게 고기를 먹이는 아둔한 놈들입죠“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원님은 돌아와 농부의 기괴한 모습을 밤새 떠올려
보고는 다음날 또다시 농부가 있는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는데요
“내 앞에서 저런 기괴한 짓을 한 이유가 필히 있을 거야“
“사또…. 그 아둔한 농부에게 뭘 바라십니까“ 아니나 다를까,
농부는 하루 일을 마친 소에게 건초더미를 한 아름 던져주고는 얼마
지니지 않아 또다시 건초 더미를 가져와 던져주는 게 아니겠어요
“저 보십시오 저렇게 아둔한 놈입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원님은 농부에게 다가가 묻고 있었는데요
“네가 이렇게 기이한 행동을 하는 것은 필히 내게 할 말이 있는 듯한데
할 말이 있으면 어서 해보거라“
“저는 이미 사또 나리께 제가 할 말을 다 말씀드렸습니다요“
“네 이놈…. 언제 네가 원님께 말을 했다는 것이냐?“
먹지도 못하는 고기를 준 것과 배부른 소에게 먹으라고 억지로
더 가져다주는 모습밖에 본 게 없다며 눈을 부아리는 이방의 말에
“어제 오셨을 때 소에게 먹지도 못하는 고기를 준 건 백성이 원하는 걸 베풀어
달라는 뜻이었고 오늘 오셨을 때 소에게 먹이를 억지로 더 준 건
백성이 원하는 때 선정을 베풀어 달라는 제 마음을 전한 것이옵니다“
농부의 가르침에 그자리에 엎드려 절을 하는 원님과 이방을 두고 지는 해를
밑천 삼아 소달구지에 올라 배고픔을 달래 줄 집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내 필요에 의해 주는 고마움은 가슴이 아닌 머리에 남는 거라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이글은 작가님의 허용 받은글 입니다 퍼가기 금지
'감동 슬픔 ~찡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황혼의 슬픈 사랑 이야기 (0) | 2025.11.15 |
|---|---|
| 아름다운 만남,소중한 인연 (0) | 2025.11.15 |
| 서리꽃 내 엄마 (0) | 2025.11.11 |
| 저승에 갈때 빚 갚고 가소 (0) | 2025.11.10 |
| 늙은 농부의 가르침 2 (1) | 2025.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