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슬픔 ~찡한글

난 사랑! 넌 우정!

갓바위 2026. 7. 5. 11:41

 

난 사랑! & 넌 우정!

 

“365일 우정인 척 나는 그녀를 사랑하려 합니다 “

 

대학 친구인 우리 셋은 나란히 응시한 회사에 합격하게 되었고

대학 커플인 두 사람의 사랑은 더 깊어지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거 누구 주려고 샀는데 맘에 안든대, 너 가져... “

“좋기만 하구먼.... 가져도 돼?" 회사 출근할 때 그 스카프를 매고

나오는 그녈 보면서 난 내 사랑을 늘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수야 같이 안내릴래?. “ “낼 모레 정섭이 생일이라 선물하나

고르려고 같은 남자니깐 네가 좀 봐줄래? “ “응.... 그래”

 

그 많은 시간을 헤매다녀도 그녀의 눈가엔 미소로 가득했고 행복감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난 그런 그녀의 눈길을 애써 외면한 채 그녀가 불쑥불쑥

들이미는 옷들을 대신 입어가며 그녀 앞에서 마네킹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어때... 이 옷 이쁘지.. 정섭이는 너보다 피부가 희니까 아이보리색이 낫겠다 “

“정섭이 입으면 멋지겠다“ “넌 어때?" " 어 응 좋아 보여 “

“사랑이 빨강이면 우정은 핑크.... 핑크색 넥타이 너 가져.... “

 

두개 산 넥타이 중 하나를 내게 주면서 정섭이의 옷이든 가방을 가슴에

꼭 품고 행복한 미소로 사라져 가는 그녀를 배웅한 나는 어느새 포장마차

세상 묵은 모서리에 앉아 이미 소주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고

거침없는 술은 내 속의 헤어진 아픔의 골을 잘도 타고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정섭이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던 날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가면서

아파하고 또 아파하는 그녀의 곁에서 달무리 보듯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나는 술에 취한 그녀를 부축하며 함께 택시를 탔습니다

“지수야 너 어깨 한번 빌려줄래....? 너 옷이 조금 젖을지도 몰라..... “

내 어깨에 기대어 한참을 울다 잠든 그녀의 숨결로 밖에 느낄 수 없는

초라한 나의 사랑 앞에 난 이 시간 만이라도 멈춰버리길 바라고 또 바래보다

어느새 내 눈가에도 같은 아픔의 눈물이 말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넌 아닌데 나만 그런가봐) (나만 생각하고) (나만 사랑하다 아파하고)

(나만 보고싶어 하고) (넌 나 없이도 미소 짓고 행복하고)

(난 사랑하는 너를 바라보는데) (넌 사랑하는 그만을 바라보고 )

 

마른 고통이 돼버린 그녀를 업고 집 앞 초인종을 눌렀고 그녀의 어머닌 딸이

술에 취한 모습에 아연실색하며 저를 꾸짖기 시작했습니다

“알만한 사람이 이렇게 술을 먹이면 어떡해요?"

 

"못먹게 말렸어야지.... “ "네,,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대문이 닫히고 그녀 방에 불이 켜졌다 다시 꺼지는 걸 보며 단추 구멍보다

작아진 내 마음에 눈물 한 방울을 넣고서야 나는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출근한 제 눈에 결근이라고 써 붙여진 종이 명패를 보며

“많이 아픈 걸까... !!" 그렇게 미어지는 가슴을 추스르며 버텨낸

근무시간을 뒤로하고 그녀 집으로 나는 무작정 달려갔고

약국에서 이런저런 약을 챙긴 나는 어느새 그녀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고요

 

“딩동..." "누구세요 “ “예.. 저 인혜 친굽니다” “무슨 일이시죠...?"

"오늘 회사에도 안나와 걱정이 되어서.... 약만 전달해주고 가겠습니다 “

“병 주고 약 줘요 필요 없으니 그냥 가세요 “

약봉지를 차에 놓고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녀의 숨소리 하나에 위안을 얻고 행복을 느껴야 하는 나는

차마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고 우정이란 이름을 빌려 곁에 있고 싶은

나만의 이기적인 욕심의 속내를 또 한 번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닌지....

 

그녀를 잊기엔 친구로 우리가 함께한 추억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난 간절해 죽겠는데 ) (넌 느긋하고 ) (난 보고 싶어 죽겠는데 )

(넌 그러려니 하고 ) (난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 죽겠는데 )

(넌 모른 척하고 ) (“넌 아닌데 나만.....” )

 

까맘 밤이 아무리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저 달처럼 그녀를 가슴에서

지워내지 못한 나는 차에서 날밤을 새우며 아침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고 나오는 그녀를 보며 “인혜야... 타“

“언제 왔어?” “이제 방금.... 너 어제 많이 아팠다며... 이 약 먹어.. “

 

(너에게만은 화려한 기쁨이 되고 싶은 나는 다른 꽃의 화려한 그늘에 가려

애써 긴목 드리운 못난 꽃이어도 당신을 웃음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따르릉‐~~ 어둠이 먼저 와 누워 버린 거리를 홀로 걷고

있을때 울리는 전화 벨소리 제 갈 길 모르고 서둘러 가는

저 강물처럼 먼 시간 돌아 눈물 한 방울이고 포장마차 앞에

멈춰선 나의 눈에 홀로 앉아 술에 먼저 취한 그녀가 들어왔습니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정의 내린 우정이 그녀와 나 사이에 늘 끼워 다니는

책갈피가 돼버린 우리 관계를 정의할 때가 온 것 같았습니다

“뭐해? 청성 맞게 여자 혼자.... “

 

“정섭이가 오늘 바쁘데,, 그래서 너랑 한잔하려고 불렀지 “

“나 오늘 선약 있었는데... “ (사실은 당신밖에 갈 데가 없었습니다)

“지수야 내 말 들어볼래 사랑과 우정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래 “

 

“ 보기 싫은 날이 와도 이별하지 않아도 되는,,

넌 사랑이 아닌 우정이라서 참 좋아 “

“인혜 너 우정이 사랑과 다른 점이 뭔 줄 알아? ”

 

“우정은 자기 죽음을 맞이한 걸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의 헤어짐을 슬퍼해야 하는 게 우정이래

그래서 우정은 날개 없는 사랑인 거고 “ "그렇구나"

 

“너 사랑과 우정이 무슨 색인지는 아니?” “음... 사랑은 빨간색 아닐까,,

정열적이니까” “그럼 우정은...?”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아무 색이면 어때” (“바보..!너만 이렇게 바라보는 초록색이야)

 

정작 하고픈 말들은 늘 그렇듯 바람이 묻어가 버립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 빛을 잃을까봐…….“)

(“보고 싶다고 말해버리면 네가 사라질까봐,... “

아무 말 못 한 채 당신을 바라만 봅니다.)

 

( “바보야 넌 모르지!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걸.... “)

영원히 마음으로만 묻어야 할 이 말이

내 가슴속에 있기가 이젠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술에 취한 그녀에게 (“그럼 정섭이는 사랑이 되는데 난 왜 안 되는 건데,,,”))

(넌 우정이란 말로 날 친구로 대하지만

끝내 내보일 수 없었던 내 사랑은 어떡해야 하는데..... “)

 

목젖까지 차오르는 이 말을 애써 술잔에 타서 넘기며

가난한 집 창문처럼 전 웃어야만 했습니다

“아줌마 여기 라면 두 개요 계란 넣어서요.... “

“어쩌죠.. . 계란이 하나밖에 없는데”

“그럼 하나는 따로 끓여주세요”

 

너무나 맛있게 먹는 나를 보며 “너 학교 다닐 때부터 나랑 줄곧

계란 안넣은 라면은 못 먹는다고 계란을 넣어서 먹었잖아,,,“

“아,,, 그건,,,,“ “너 이제껏 내 식성 맞춰준 거였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

“정섭아! 여기 우리 잘 가는 포장마차야..

인혜 많이 취한 것 같아서 네가 와야 할 것 같아.. “

 

(“술에 취하면 술김에 나도 모르게 말해 버릴까봐

너 앞에서 단 한번도 취해보지 못했고...,

혹시나 내 감정이 툭 하고 나올까봐 항상 조심하며 감추어야 했기에.... )

 

사랑과 우정 사이 그 한 뼘의 간격을 오늘도 끝내 숨긴 채

다가설 수 없는 벽을 한 칸 더 세워야만 했습니다

위로받고 싶은 햇살 지운 가을날 이었던것 같습니다

 

“인혜니..오늘 주말인데 뭐해 파스타 잘하는 맛집 아는데 안가볼래...?”

“어딘데..거기에 그런 집이 있었어?

오늘은 몸이 안좋아 담에 시간 되면 같이 가자. “

빗방울보다 많은 시간을 홀로 세워가며 도착한 파스타 집에

해맑은 미소로 정섭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그녀

 

사랑과 우정의 온도만 확인한 채 긴 기다림은 끝은

언제나 열 수 없는 지퍼가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나만 사랑하다 아파하고)

(난 사랑하는 너를 바라보는데) (넌 사랑하는 그만을 바라보고 )

(넌 나 없이도 미소 짓고 행복해 하는데) (나만 보고 싶어 하고)

울지 않고 슬플 수 있다는 게 이런건가 봅니다

 

“인혜야! 생일 축하해... “ “응 고마워! 네가 제일 먼저 문자 오네.. “

“예전에 말한 그 파스타 집 예약해뒀어 정섭이랑 같이 와... “

"응 그럴게" “그래 그때 보자... “ “참! 지수야 내게 보내는 문자메시지마다

늘 “4444”란 숫자가 밑에 있던데 뭐니? “

 

“응 그거 우리 집 비밀번호야” “ 그래 알았어 끊어 나중에 보자.. “

「머릿속으론 수만 번 지워지는데 마음속에선 지워지지 않아.」

「눈물로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단 한 사람」

이 세상 오직 너에게만 보내는 메시지

4 랑하는 4람이 4 랑하는 4람에게 ............ 4444

 

내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이 아픔이,,

그녀가 있는 곳에는 들리지 않기를....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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