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부루나(富樓那)는 설법제일로 칭송된다.
10대 제자 가운데 부루나가 설법제일의 칭송을 받은 것은
전법의지가 누구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그의 전법의지가 얼마나 열렬했던가는
잡아함 13권 311경 〈부루나경〉에 잘 나타나있다.
부처님이 사빗티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날 부루나가 찾아와 교법을 널리 펴기 위해 전법의
길을 떠나겠다며 허락을 청했다.“저는 지금까지 부처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이제부터는 아직도 이 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법을 전하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시옵소서.”
“그래. 좋은 일이다. 너는 이제 어디로 떠나고자 하는가.”
“저는 서쪽에 있는 수로나국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런가. 하지만 부루나야, 수로나 사람들은 거칠고
모질며 성급하며 사납기가 그지없다고 한다.
그들이 너에게 욕하고 헐뜯으면 어떻게 하려는가.”
“부처님, 만약 저들이 그러하다면 저는 그들을 어질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
저를 때리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들이 너를 때리면 어찌 하겠느냐.”
“그래도 저는 그들을 어질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몽둥이나 칼로 저를 상하게 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들이 몽둥이나 칼로 너를 상하게 하면 어찌 하겠느냐.”
“그대로 그래도 저는 그들을 어질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저를 죽이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너를 죽이면 어찌 하겠느냐.”
“부처님, 그래도 저는 그들을 어질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수행자는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데
저들이 그 집착에서 벗어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너는 참으로 나의 교법을 잘배워 익혔구나.
너는 수로나국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에게 바른 교법을 전하라.
그리하여 그들을 편안하게 하고 열반을 얻게 하라.”
부루나는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수로나로 떠나 적극적인 활동으로
5백여 명을 교화했다. 그러나 그는 외도들의 시기를 받아
그곳에서 3개월만에 순교했다.전법을 위해 목숨마저
아까워하지 않은 부루나존자의 얘기를 기록하고 있는 이 경은
언제 읽어도 전율과 같은 감동이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