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금빛 털을 가진 수탉

갓바위 2014. 1. 2. 20:59
 금빛 털을 가진 수탉

장(章)씨라는 농민이 폐암에 걸렸다. 
병원에서도 치료를 하지 못하였고 
백약이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병원에서 가족들에게 
뒷일을 준비하라고 하였다. 
그의 친척 중 한 사람이 장씨의 
아내를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다. 
내가 집에서 불교를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았던 그는 불법(佛法)의 
도움을 구하고자 하였다. 
때마침 공교롭게도 묘법 노스님이 
우리 집에 머무실 때였다. 
그들은 노스님께 자비의 
구원을 해 주십사 간청하였다.
묘법 노스님이 물었다. “병자는 
살생의 업이 매우 중하군요. 
더욱이 닭을 죽인 업이 가장 
많습니다. 맞습니까?”
장씨 처가 대답하기를 
“네. 제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여 마을의 경조사 때 
사람들이 남편을 요리사로 
초빙하곤 하였습니다. 
남편은 다른 사람이 닭을 잡는 
것은 솜씨가 재빠르지 못하고 
칼 놀리는 것이 서툴다 하여 
모두 자기가 주관했습니다. 
매번 경조사 때마다 닭 수십 
마리를 잡고 나면 피가 개울을 
벌겋게 물들이곤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또 묻기를, 
“당신들은 다른 집의 큰 수탉 
한 마리를 훔쳐 잡아먹은 
일이 없는지요? 
이 수탉은 목 위 털이 금황색이고 
몸의 털은 갈홍색이며, 
꼬리부위의 털은 흑녹색으로 
빛이 번쩍번쩍 나는 닭입니다. 
그 닭은 머리를 치켜들면 
0.5미터 이상으로 크며, 
매우 웅장하며 잘 생겼지요.”
장씨 처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대경실색하며 스님께 큰절을 올리면서,
“아이고, 큰스님! 닭을 잡아먹는 것이 
그리도 큰 죄가 되는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흉년에 먹을 게 없어 매일 배는 
고프고, 너무 힘들어서 하루는 
이웃집 큰 수탉이 우리 집으로 
날아 왔길래 그 집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몰래 잡아먹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정말로 
다 알고 계시군요. 
악을 저지르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더니, 다음부터는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흉년을 넘길 때마다 저희들은 
다른 집의 사료도 훔쳐먹고 전답의 
곡식도 훔쳐먹곤 하였는데, 
제가 이제 그 죄를 알겠습니다. 
이것은 모두 제가 남편을 
부추겨 저지른 것입니다. 
제 수명을 감해주세요. 
제가 남편을 대신하여 
죽게 하여 주십시오….”
그녀는 한편으로 무슨 말을 
읊조리면서 한편으로 울고 하여 
나도 감동되어 눈물이 나왔다. 
생각지도 않게 이 부인의 
깨우침은 매우 높았다. 
정말로 이렇게 빨리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녀의 소박한 말솜씨며, 
진실한 부부의 감정은 실제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그녀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워 
묘법 노스님의 법문을 듣도록 하였다.
스님도 다소 감동이 되었는지 
말씀하시는 음성이 약간 떨렸다.
“방금 울면서 하소연한 것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돌아가서 당신 남편에게도 
참회하도록 하고 이후로는 
절대로 살생을 
하지 않도록 하세요. 
절에 가서 『지장경(地藏經)』을 
구하여 죽은 닭을 위하여 
49번 독송하고 
그들에게 회향하세요. 
당신 남편이 직접 
『지장경(地藏經)』을 
독송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당신들이 훔쳐 잡아먹은 이웃집의 
그 수탉은 닭 중의 왕입니다.
그 닭을 잡아먹고 나서 당신 남편이 
두통을 앓지 않았습니까?”
장씨 처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하기를 “맞습니다. 맞아요. 
정말로 그 때부터 남편은 
두통을 앓기 시작하였어요. 
한 이틀 좋아졌다가 다시 아팠다가 
하였는데, 무슨 약을 먹어도
효험이 없었습니다.”
“그 닭은 죽은 뒤 계속 당신 남편의 
머리 위에 앉아 두 발로 머리를 할퀴고 
어떤 때는 부리로 뇌를 쪼니 
어찌 아프지 않았겠습니까? 
이 닭을 위하여 절에 가서 
위패를 세우고 『지장경(地藏經)』 
일곱 번을 독송하고 스님들에게 
청하여 (그 닭을) 천도(薦度)해 주면 
그 닭은 천상에 태어나 
봉황이 될 것입니다.”
“스님, 우리들은 글자를 
많이 알지 못하여 독송하기 
어려운데 어찌해야 합니까?”
“경을 독송하는 것은 당신 남편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며, 
당신에게도 큰 이익이 있습니다. 
모르는 글자는 사전을 찾고 
다른 사람에게 묻고 하여 깨우치세요. 
사실 본인이 경을 읽지 못하면 
돈을 들여 다른 사람을 청하여 
독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독경하는 
것보다는 못합니다. 
독경의 공덕은 
모두 자기 것이 됩니다. 
또한 천도할 기간에 주의할 것은 
비린내가 나는 모든 육식과 
생선을 먹지 말고, 마늘, 파, 
부추 등 오신채를 다 금하고, 
술과 담배도 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비린내가 나는 입으로 
경을 읽으면 천인(天人)과 
귀신들이 와서 듣지 않으니 
중생들이 이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또한 불법에 대한 불경(不敬)
이기도 하니 무슨 공덕이 있겠습니까? 
닭이 만약 천도되지 못하여 
떠나지 않으면 당신 남편의 병도 
좋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계를 지키면서 독경하면 
불보살(佛菩薩)께서 반드시 
당신들을 가호할 것입니다.”
장씨 처가 또 묻기를 
“제 남편은 현재 이미 병이 위중하여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독경(讀經)
이 때가 늦은 것은 아닙니까?”
묘법 스님께서 답하시기를 
“당신 남편이 만약 그렇게 많은 
닭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수명이 
본래 다하지 않을 건데 살생을 
많이 하여 수명을 감한 것입니다. 
그러나 방금 당신이 진심으로 
참회를 하였기 때문에 이미 
돌이킬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었습니다. 
진정한 참회는 능히 죄업을 
소멸시킬 수 있으니, 
당신 남편이 만약에 진심으로 
참회하여 독경, 염불을 열심히 한다면 
반드시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니 명심하십시오.”
장씨의 처는 병원으로 돌아간 후 
뜻밖에도 남편이 기적처럼 침상에 
앉아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찌 된 일인지 남편에게 물어보니, 
방금 갑자기 많은 가래를 토하고 나니 
가슴이 답답한 게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병이 심해진 뒤 처음으로 
자기가 토한 가래였다.
아내는 매우 흥분되어 
묘법 노스님을 만난 일을 조용히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도 
몹시 놀라워하며 기뻐하였다. 
그 다음날 바로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갈 것을 결정하고 
“어쨌든 병원에서는 고칠 방법이 
없을 테니 집으로 가겠다!”고 
병원에 알리고 퇴원했다.
폐암으로 오래 지나지 않아 
죽을 거라던 병자가 기적같이 
살아나 자기 집 대문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니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어찌 된 일인가 하고 묻곤 하였다. 
그 후 비가 와서 그의 집에 
비가 새자 지붕에 올라가 
수리하는 것을 보고는 
모두들 놀라며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오대산 노스님과 인과이야기에서.

- 불교설화(佛敎說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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