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에 대하여
화두, 혹은 공안(公案)이라는
낱말은 남종선 임제종파의 술어이다.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로 규정한다면
불도란 결국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선종은 깨달음의 궁극은 언설 밖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말을 쓴다.
교(敎)는 부처님 말씀, 선은 부처님 마음이라는
선가의 표현 역시 교종에 대한 선종의 차별화 전략이다.
후발주자로서 교종을 따라 잡으려면 보다 혁명적 선언이
필요했던 것이다. 화두란 깨달음에 이르는 관문이다.
그래서 ‘언어의 머리’라고 썼지만,
사실은 언어의 궁극, 초월을 뜻하는 상징적 언사다.
이처럼 화두는 ‘절실한 의문’을 표방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無)’자 화두다.
대부분의 화두는 딜레마로 제시된다.
논리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고, 상식적으로도
통용될 수 없는 경지를 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미생전 본래면모(父母未生前 本來面貌)
’같은 철학적 성찰도 있기는 하다.
“부모가 태어나기 이전에 그대는 어디 있었는가?”
억장이 무너지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은 나의 출생은 부모, 거슬러 올라가면
조부모 증조부모 등으로 수직적 사고를 갖기 쉽다.
그러나 존재의 궁극에 대한 성찰은 결코
단순논리로 해명될 수 없다.
따라서 이 화두 속에는 수평사고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화두와 더불어 선사들이 즐겨 쓰는
방편의 하나가 “할(喝)”이라는 고함소리다.
원래 이 ‘할’이라는 용어는 ‘목마르다’는 뜻이다.
즉 타는 목을 적시기 위한 절실한 외침을 갖다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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