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진정방 스님의 우여곡절 극락왕생

갓바위 2015. 6. 5. 09:06

진정방 스님의 우여곡절 극락왕생 조우(鳥羽)승정이라고 덕이 많은 분이 계셨다. 조우 승정의 제자로 오랫동안 같은 승방에 계시던 스님이 있었는데 이름을 진정방(眞淨房) 이라고 했다. 그는 왕생을 원하는 뜻이 깊었다. 스승인 조우 승정에게 "세월이 흐르는 것에 따라 후세가 두려워지므로 불교의 교리를 배우는 것을 그만 두고 오로지 염불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법승사 (法勝寺)의 삼매승(三昧僧-오로지 불경을 읽고 염불을 하는 스님)의 직책이 비었습니다. 거기에 추천해 주십시오. 은둔해서 삼매승의 급여로 연명하고 극락왕생을 이루려고 합니다."라고 하면서 곧 법승사에 청해서 삼매승이 되게 하였다. 그 후 진정방 스님은 조용히 염불 삼매에 둘 수 있는 승방에서 희망한대로 끊임없이 염불을 외우며 세월을 보냈다. 옆의 승방에 예천방(叡泉坊)이라는 스님이 있는데 이 스님도 똑같이 후세를 생각하고 있지만 그 근행을 진정방 스님의 것과는 달랐다. 그는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모시고 여러 가지 수행을 했다. 많은 나병환자를 불쌍히 여겨서 그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물건을 공양했다. 진정방 스님은 아미타부처님을 의지해서 쉴 틈도 없이 아미타불을 염불하며 극락에 왕생하기를 원했고, 거지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에 여러 거지들이 모여들었다. 두 사람의 수행자는 둘 사이에 울타리 하나를 두었을 뿐이지만 각각 습관이 되어서 문둥병자는 진정방 스님에게, 걸인은 예천방 스님에게 구걸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동안에 그 조우 승정이 병이 나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진정방 스님이 문안을 드리러 찾아갔다. 승정은 매우 쇠약해져서 누워 있는 곳으로 진정방 스님을 불러들여서 말했다. "근래 단지 이삼 년 떨어져서 생활했는데 그렇게도 그리워지더구나. 오늘 만남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이다."라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셨다. 이 때문에 진정방 스님은 매우 슬프게 여겨서 눈물을 억누르고 "그처럼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늘은 헤어져도 내세에 반드시 만나서 스님을 섬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승정이 "이처럼 같은 일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라고 말하고 쉬셨기 때문에 진정방 스님은 울면서 절로 돌아갔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조우 승정은 돌아가셨다. 이렇게 해서 몇 년인가 지난 후 근처에 사는 예천방 스님도 편치 않아서 지장의 연일 (緣日-신불의 강탄이나 성불등의 연유로 공양하고 재를 올리는 말.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음력 24일이 지장의 연일이며 참고로 음력 18일은 관세음보살의 연일이다.)에 해당하는 이십사일 새벽 지장보살의 이름만을 외우며 매우 훌륭하게 왕생을 이루었기 때문에 이를 보았다든지 혹은 들은 사람은 모두 그것을 귀중하게 여겼다. 진정방 스님도 그에 못지 않게 왕생을 원하는 수행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왕생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했다. 그로부터 이년 정도 지나서 진정방 스님이 갑자기 정신착란을 수반하는 중병에 걸려서 죽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안타까워하며 유감스럽게 여기면서 세월을 보냈다. 진정방 스님의 노모가 나중에 자식의 죽음을 듣고 뒤늦게 슬퍼했는데, 친한 사람들이 모여서 소란을 떨자 이 어머니는 "나(진정방)는 특별히 원령(怨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죽은 진정방이 찾아온 것입니다. 나의 모습을 누구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또한 그 일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오로지 명예, 이익, 욕망을 버리고 후세를 위해서 근행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사의 미로를 헤매는 몸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스승인 조우 승정이 사별을 애석하게 여기셨을 때 '후생에 반드시 만나서 섬기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 일을 지금 계약서처럼 만들어서,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어떻게든 틈을 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게 천구(天狗)가 사는 세계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승정을 오로지 부처님처럼 의지한체로 쓸데없는 약속을 해서 이처럼 어이없는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다만 천구라고 하는 것은 기한이 있습니다. 내년은 기한인 만 육년이 됩니다. 그 육년째 되는 해에는 꼭 이 길을 벗어나서 극락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반드시 지장 없이 이 고통을 벗어나도록 보리를 공양해 주십시오. 그렇다고 해도 살아 있을 때 희망대로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신다고 하면 그 어머니를 위해 선지식이 되어서 후세를 위해 염불하겠습니다. 또한 만약 내가 먼저 죽는다면 어머니를 인도하도록 기원하겠습니다. 의외로 지금 이러한 몸이 되어서 가까이 찾아뵈니 어머니를 괴롭히는 것이 되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라고 하며 말도 끝내지 않은 채 흐느껴 운다. 듣고 있는 사람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불쌍히 여겼다. 그녀는 잠시동안 느리게 이야기하며 가끔 하품을 하기도 하면서 본래 상태로 돌아왔기 때문에 불경을 열심히 서사(書寫)해서 공양했다. 이렇게 하는 동안에 세월이 지났다. 그 해 가을이 되자 진정방의 어머니 또한 병에 걸렸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그 어머니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전에 나타난 진정방이 또 찾아왔어요. 진정방이 찾아온 이유는 열심히 후세를 위해 공양해 주신 것에 대해 여러분에게 답례를 하려고 생각해서입니다. 게다가 새벽에는 반드시 고통의 세계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길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그 증거를 보여주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내 몸에서 썩은 냄새를 맡아 보십시요." 라고 하는데 숨을 들이쉬고 내뱉을 때마다 집안에서 악취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해서 매일 밤 이야기를 하는 중 새벽이 되자 "지금 벌써 부정한 몸을 깨끗이 하고 극락에 가려고 합니다." 라고 하며 또한 숨을 내쉬었는데 이번에는 좋은 향기가 나서 그것이 집안에 가득 찼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예를 들어 공덕을 쌓은 사람이라도 반드시 만나자는 맹세를 해서는 안된다. 그는 정토로 가는 길을 헛디뎌서 악도에 들어간 탓에 이와 같은 모습이 되었던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반드시 사려분별이 중요한 것이다. 일본불교 발심집(發心集)에서 염불수행으로 극락왕생하옵소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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