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간탐의 형님과 착한 동생

갓바위 2015. 7. 30. 08:52
간탐의 형님과 착한 동생
호남지방에 어떤 형제가 살고 있었으니, 
형은 부모로부터 받은 많은 재산을 
곧 탕진하였지만, 동생은 근면 착실해서 
더욱 큰 부자가 되었다. 
그래서 동생은 형을 항상 도와가면서 살았다. 
그런데 이를 시기한 형은
 동생의 재산을 빼앗아 볼 양으로 
음흉한 계략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루는 동생에게 공갈 협박하는 서신을 
익명으로 보내되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산적의 두목인데, 너의 생명을 보전
하려거든 나의 명령에 따르라.」 는 것이었다.
내용인즉 그의 아버지를 파헤쳐서 두골을 
갖고 왔으니 모일 모시에 모처로 나오되 
돈 1천냥을 가지고는 나오라는 것이었다. 
더구나 관가에 고발하면을 몰살하겠노라고 했다. 
동생이 이 협박장을 받아보고 대경실색하여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가 보니 과연 
파헤쳐져 있고 시체의 목이 잘려 있었다. 
그는 급히 형을 찾아가 상의하니 형도 깜짝 
놀라면서 말하기를 「일이 이렇듯 위급하니
 돈 1천냥이 문제인가. 어서 주저하지 말고 
부친의 두 골을 찾도록 하자. 
그렇게 하여야만 너에게 복이올 것이며
 이 일은 우리 집안의 망신이니 아예 관가나 
남들에게는 말하지 말고 투서대로 따르자.」
고 한다. 동생은 형의 말을 받아들여 일단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이때 형의 아들인 
조카 녀석이 말하기를「비록 나이가 어리고 
힘이 없다지만 어떻게 그놈들의 뜻대로 
한단 말입니까. 제가 그 원수를 
한 칼에 목을 베어 갚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나선다.
그래서 두 형제는 극구 만류하며 
「그것은 만용이며 목숨이 위태롭다.」 
고 충고하였으므로 일단 어른들의 뜻에 
따르는 태도였다.  그리하여 동생은
 돈 천냥을 가지고 지정된 장소를 찾았다. 
도적은 복면을 하고 음성도 우렁차게 
불호령으로 「돈부터 주어야 이 두골
을 건네주겠다.」 는 것이다. 
그런데 도적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위에 숨어 있던 그의 조카가 서리 같은 
칼날을 휘두르며 끝내 도적의 목을 베었다. 
목이 떨어진 도적의 복면을 벗기고 보니 
바로 이 소년의 아버지인 그의 형이었다. 

- 불교설화(佛敎說話) 
 변곡명삼인집(卞穀明三人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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