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돌이 쥐
한 땅굴에 모여 사는, 들쥐 열 마리가
먼 산숲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뒤에 따르는 쥐가 앞의 쥐의 꼬리를 물고,
마치 기차놀이를 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줄로 줄지어서 갔습니다.
그들은 남편쥐 다섯 마리와
아내쥐 다섯 마리,
즉 다섯쌍의 부부쥐였습니다.
얼마쯤이나 갔을까,
산기슭의 풀밭 속에서 꿩알을 발견했습니다.
다섯 개였습니다.
아직 따뜻한 온기가 있는 것을 보니,
낳은 지 얼마 안된 것이었습니다.
들쥐들은, 그 싱싱한 꿩알들을 자신들이 사는
땅굴 속으로 옮겨 가기로 했 습니다.
그러나 둥글고 매끌매끌한 꿩알을
손쉽게 갖고 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무슨 묘안이 없을까,
하나같이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얼마 전에 새로 이사온 웅돌이쥐가 ''
이솝우화''''를 떠올리며 말했습니다.
[ 여러분, 이솝우화 속의 달걀을 훔쳐가는
쥐들처럼,우리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꿩알을 운반해 갑시다. ]
모두 박수를 치며 찬성했습니다.
먼저 아내쥐들이 땅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네 다리로 꿩알을 하나씩 품에 끌어안았습니다.
그러자 남편쥐들은 입으로,
아내쥐들의 꼬리를 물고 뒷걸음으로
기어갔습니다. 알을 품은
아내쥐들을 끌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뒷걸음으로 가기 때문에
걸음이 영 느렸습니다.
그러다가는 다른 힘센 쥐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알을 빼앗길 게 뻔했습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지혜로운 웅돌이쥐는,
남들처럼 그렇게 아내쥐를 끌고 가면서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곰곰 궁리했습니다.
얼마 뒤, 웅돌이쥐는 아내쥐의
꼬리를 놓고 입을 뗐습니다.
[ 여러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제 얘기를 들으십시오.
여러분, 지금 즉시 남편쥐들은
아내쥐들의 꼬리를 놓으십시오.
그 대신 꿩알을 품은 아내쥐들이
남편쥐들의 꼬리를 꼭 물어 주십시오.
그러면 뒷걸음이 아닌 앞걸음으로 보다
빨리 기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웅돌이쥐의 그 말에, 너나없이 옳소,
옳소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 덕분에, 짧은 시간에 쥐굴까지
꿩알을 운반하게 된 들쥐들은,
웅돌이쥐에게 헹가래를 쳐주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불교설화(佛敎說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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