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웅돌이 쥐

갓바위 2015. 7. 31. 18:25
웅돌이 쥐 
한 땅굴에 모여 사는, 들쥐 열 마리가
 먼 산숲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뒤에 따르는 쥐가 앞의 쥐의 꼬리를 물고, 
마치 기차놀이를 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줄로 줄지어서 갔습니다. 
그들은 남편쥐 다섯 마리와 
아내쥐 다섯 마리, 
즉 다섯쌍의 부부쥐였습니다. 
얼마쯤이나 갔을까, 
산기슭의 풀밭 속에서 꿩알을 발견했습니다. 
다섯 개였습니다. 
아직 따뜻한 온기가 있는 것을 보니, 
낳은 지 얼마 안된 것이었습니다. 
들쥐들은, 그 싱싱한 꿩알들을 자신들이 사는 
땅굴 속으로 옮겨 가기로 했 습니다. 
그러나 둥글고 매끌매끌한 꿩알을 
손쉽게 갖고 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무슨 묘안이 없을까, 
하나같이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얼마 전에 새로 이사온 웅돌이쥐가 ''
이솝우화''''를 떠올리며 말했습니다. 
[ 여러분, 이솝우화 속의 달걀을 훔쳐가는
 쥐들처럼,우리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꿩알을 운반해 갑시다. ] 
모두 박수를 치며 찬성했습니다.
먼저 아내쥐들이 땅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네 다리로 꿩알을 하나씩 품에 끌어안았습니다.
그러자 남편쥐들은 입으로, 
아내쥐들의 꼬리를 물고 뒷걸음으로
기어갔습니다. 알을 품은 
아내쥐들을 끌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뒷걸음으로 가기 때문에 
걸음이 영 느렸습니다.
그러다가는 다른 힘센 쥐들을 만나기라도
 하면 알을 빼앗길 게 뻔했습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지혜로운 웅돌이쥐는, 
남들처럼 그렇게 아내쥐를 끌고 가면서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곰곰 궁리했습니다. 
얼마 뒤, 웅돌이쥐는 아내쥐의 
꼬리를 놓고 입을 뗐습니다. 
[ 여러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제 얘기를 들으십시오.
여러분, 지금 즉시 남편쥐들은 
아내쥐들의 꼬리를 놓으십시오. 
그 대신 꿩알을 품은 아내쥐들이 
남편쥐들의 꼬리를 꼭 물어 주십시오. 
그러면 뒷걸음이 아닌 앞걸음으로 보다 
빨리 기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웅돌이쥐의 그 말에, 너나없이 옳소, 
옳소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 덕분에, 짧은 시간에 쥐굴까지 
꿩알을 운반하게 된 들쥐들은, 
웅돌이쥐에게 헹가래를 쳐주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불교설화(佛敎說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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