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갓바위 2020. 8. 8. 09:06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통도사에 전해오는 기이한 일화가 있다.
조선 말기에 살았던 용악스님이
석왕사에 계실때의 이야기다.

스님은 해마다 어느 때가 되면 수암사라는 절에
가서 차 석잔을 마시고 오는 꿈을 수십 년 계속 꾸었다.

참으로 이상한 생각에 날짜를 기록해 두었는데,
그 날이 되면 어김없이 꿈 속 수암사에 가서
대접을 받고 돌아오곤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석왕사에 한 객승이 지나다가 들르게 되었다.
그 스님이 오산 수암사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용악 스님은 귀가 번쩍 뜨이도록 반가웠다.

그래서 용악 스님은 객승에게 꿈에서 본대로
수암사의 모습을 설명했더니 그 절이
틀림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용악 스님은 신기하게 여기면서 꿈에
음식대접을 받는 날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모월 모일에 수암사에 무슨 행사가 있는지요?"
"그날을 어찌 아시는지....... ,

그날은 우리 수암사의
중창주 되시는 큰스님의 제삿날입니다."

이에 용악 스님은 수암사의 중창주스님이
자신의 전생이었다는 것을 확연히 알게 되었다.

그러면 돌아가신 중창주 스님의 평소의
원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있습니까?"

"예, 그 스님께서는 돌아가실 때까지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인쇄해서 모셔놓기를 발원하셨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용악스님은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다.
용악 스님은 평소에 늘 팔만 대장경을 인쇄하고자

하는 원을 세우고 있었는데, 그것이 전생부터
이어져 온 원(願)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금생에 그 일을 이루고자
하는 바램이 더욱 간절해졌다.

1896년에는 통도사에 들어가서 백일기도를 올렸다.
그런 큰 불사를 이루어내기에는 자신의 힘만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부처님의 가피력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해인사에서 다시 백일 기도를 올렸다.

마침내 1899년에 나라에서 큰 시주가 되어 해인사
대장경4부를 인쇄할 수 있게 되었다.

삼보사찰에 각각 1부씩 모시고 나머지
1부는 전국의 여러 사찰에 나누어 모셨다.

불사를 무사히 마친 용악 스님은
말년에 통도사에서 지냈다.

그러면서 평소에 늘 금강경을 독송하였다.
그래서인지 살아계실때 치아에서 사리(舍利)가
나오는 이적을 보이기도 하였다.

입적하시기 3년 전에 미리 입적할 날을 예견하시고
그날이 되자 고요히 앉아서 열반에 드셨다고 전한다.

이와같이 부처님 진리의 바다는 마음이 지극하면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관통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 법이다.
진리는 나고 죽는 법이 없는 까닭이다.

복 받는날 이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