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년 기생을 통한 깨달음의 길

 

몸뚱아리 '나'를 유아독존의 '나'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참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삶이라 할 수 있는가?

틀림없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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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물음과 '아니다'라는 대답.

이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작된다.

'나'를 찾는 사색과 '나'를 찾는 일. 바로 여기에서부터 불교는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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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야원에서 최초의 다섯 비구를 탄생시킨 석가모니불은

갠지스강 건너에 있는 마가다국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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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부처님은 밀림 속으로 들어가 큰 나무 아래에서 좌선을 하고 계셨는데,

마침 이 고장의 상류층 젊은이 서른 명이 그 숲으로 놀러 왔다.

저마다 아내를 데리고 왔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한 젊은이는 기생을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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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기생이 문제를 일으켰다.

다들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는 틈을 타,

사람들의 옷가지와 패물 등을 훔쳐 도망쳐 버린 것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젊은이들은 기생을 찾기 위해 숲속을 뒤졌고,

마침내 부처님께서 좌선을 하고 있는 장소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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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화장을 짙게 하고 옷가지와 패물을 들고 가는 여자를 보지 못하셨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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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왜 그 여인을 찾는가?"

​젊은이들이 자초지종을 아뢰자 부처님은 그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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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여자를 찾는 일과 자신을 찾는 일 중에서 어느 쪽이 더 급한가?

여자를 찾는 일과 자기 자신을 찾는 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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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한마디 말씀은 젊은이들의 깊은 잠을 깨워 놓았다.

​"자기를 찾는 일이 더 급하고, 자기를 찾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좋다. 그렇다면 거기들 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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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예배를 하고 자리에 앉아 부처님은 참된 자기를 찾는 법과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일러주었고, 설법을 들은 서른 명의 젊은이들은

참된 삶의 길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모두 출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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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가장 급한 일은 유아독존의 '나'를 찾는 일이요,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그러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길 속에 갇힌 '나'는 유아독존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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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가장 소중한 '나'라면 영원하고 행복하고 자유자재롭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나'이어야 한다. 모든 중생은 그렇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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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 참된 '나'를 되찾을 때 그것은 가능해지고,

유아독존의 '나'를 회복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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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천하 유아독존!

​부처님은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될 수 있음을 보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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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홀로 가장 높은 '나'를 찾기 위해 석가모니는 모진 수행을 하였고,

그 결과 35세의 나이로 부처가 되셨다. 그리고 깨달음의 환희 속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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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특하도다. 모든 중생이 다 이와 같이 지혜와 덕상을 갖추었건만,

망상에 집착하여 스스로 체득하지 못하는구나.

만일 이 망상의 집착만 여윈다면 바로 일체지,무사지를 얻게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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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진아(眞我)를 찾은 분이다.

그 어느 곳에서나 어느 때에나 한번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나',

누구나 다 갖추고 있는 유아독존의 '나'를 깨달아 부처가 되신 것이다.

 

이때에 이르러서야 석가모니는 참으로 자기를 올바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열반의 그날까지 중생들과 함께 하며 참된 '나'를 찾는 방법과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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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