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유희遊戱관음

갓바위 2021. 4. 11. 08:45

방경일글ㆍ남종진그림

 

세상구경에 나선 관세음보살의 발길이 낙양에 이르렀다.

성내에 들어가 시장을 둘러보던 관세음보살은

거울가게를 운영하는 위魏씨의 불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위씨의 가게 앞에 도착한 관세음보살이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손님은 한사람도 없고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관세음보살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위씨는 아주 반가워하며 손님을 맞았다.

한눈에 척 봐도 귀부인이 틀림없으니 분명 값비싼 거울을 사 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빙긋이 웃으면서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던 손님은 품속에서 옥으로 된

거울을 하나 꺼내 놓았다. "이건... 옥거울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옥거울을 보는 사람은 자신의 전생과 내생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네?" 자기도 모르게 받아든 옥거울을 살펴보는 위씨의 귓전에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주인장, 더도 덜도 말고 딱3문의 요금만 받으십시오."

위씨가 고개를 들어 보니 손님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상한 부인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위씨는 거울을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찾으러오면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막 거울을 서랍 안에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가게 안으로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는 위씨에게 소리쳤다.

 

"자, 여기 삼문이요. 옥거울을 보여주시오!"

"여기도 삼문이요. 나도 전생을 알고싶소."

"아, 지나간 과거는 봐서 뭘 해. 미래를 봐야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잘못하면

관아에 잡혀가 곤욕을 치르겠다는 생각이 든 위씨가 말했다.

 

"자자, 조용히들 하시고. 대체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들었습니까?"

그러자 사람들이 위씨에게 말했다.

 

"좀 전에 여기서 나온 귀부인이오."

"옥거울로 전생과 내생을 보고 나오는 길이라고 하던데..."

"누구든지 단돈 3문만 주면 된다던데 혹시 돈을 더 받으려고 그러는 거요?"

 

위씨가 귀부인의 모습을 떠올리자 머릿속에 뭔가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맞습니다. 여러분도 각자 3문씩을 내시면 거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과거를 보는 것은 실례가 되니 가게 문 앞에서 차례대로 줄을 서 주십시오."

 

그때부터 위씨의 집 앞에는 사람들이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전생과 내생을 보는데 드는 돈이 겨우 동전 세 닢에 불과한 삼문이고,

옥거울을 통해 자신의 전생과 내생을 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신기하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거울을 통해 비쳐지는 자신의 전생과 내생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보답을 받고, 악한 짓을 하면 나쁜일을 당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이번 생에 사악한 짓을 하면 다음 생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됨을

알게 된 사람들은 얼굴 표정부터 고치기 시작하더니 좋은 일에 앞장 서기 시작했다.

 

관세음보살의 옥거울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한 마음으로 불법을 믿게 되었다.

한편 갑자기 많은 돈을 번 위씨는 이 모든 일이 관세음보살의 공덕인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가게에 찾아와 옥거울을 주고 간 중년부인의 얼굴을 닮은 보살상을 만들어 봉안하였다.

이후로도 위씨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였고 그는 큰 부자가 되었다.

 

33관세음보살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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