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 겨울, 문을 똑똑 두드려서 열고보니, 웬 여인이
눈 내린 차가운 땅에 맨발로 옷도 허술하게 입고는 서 있었습니다.
들어오세요 라는 내 말에 들어온 여인은 눈에 초점도 없고, 앉은 자세도 영 아니고 하여, 물었다.
보살님은 어디서 오셨어요? 말이 없다. 다시 묻자, 모른단다.
그럼 성함은? 모른단다.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모른단다. 몇살이세요? 모른단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한참을 바라만 보았다. 침묵이 흐르고,
통성명이라도 해야 겠다 싶어서 침을 몇군데 놓았다. 2분이 체 안지났는데 이분이 말을 한다.
제가 여기에 왜 왔나요? 뜬금없는 말.. 보살님 집이 어디세요. 하니 월피동 00아파트 00동 000호에 산단다.
재차 묻기를 여기는 어떤일로 오셨어요 하자, 사연인 즉, 너무 슬픈이야기다.
몇개월 전으로 돌아가서, 동생이 시골에서 취직을 하려고 자기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취직이 그리 쉽게 되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날 직장에 가다가 서류를 빠트린 것이 있어서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문을 열고 들어 섰는데 남편이 동생하고 같이 있더라는 것,
직장에 있어야 할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이 이상해서 왜 회사에 안갔냐고 물었더니,
출장가다가 가져갈 물건이 있어서 잠깐 들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인이 보기에는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몇일후에 직장을 가다가 다시 집에 들어와 보니,
이번에는 동생하고 방에서 둘이 못된 짓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남편을 잡고 나와서 욕을 하고 난리를 한바탕 치른후에
조용하게 앉아서 말하기를 이일을 어떻게 할것이냐고 하자, 남편이 청천 벽력같은 말을 하더란다.
자기는 처제하고 살태니 이혼해 달라고, 너무 기가차고 화가나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쓰려졌는데..
잠시후 정신이 든 뒤에 동생방에 가서 동생에게 말하기를, 너 집에서 엄마 아버지가 알면 어떻하니
그러니 내가 부모님한테는 아무말 안할 태니 그냥 시골로 다시 내려가라고 하였더니,
동생의 말 또한 기가 찬 말을 하더란다. 언니 언니하고 아이들한태는 정말 미얀한데
나 형부하고 떨어져서 못 살것 같아 그러니 언니가 양보하면 안돼 하더란다.
순간 화가나서 동생을 죽이고 싶더란다. 가슴에 꽉조이고. 숨이 막히고,
머리가 핑 돌아서 몸을 어찌해야 할지 감당이 안되더라는 것.
그래서 그 길로 그냥 나와서 마구 달려간 곳이 교회더라는 것( 이분은 원래 기독교 신자였다)
그때부터 밤이고 낮이고 악마야 물가라고 기도하면서 주여!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하고 통곡을 하면서
제발 이 어린 양을 버리지 마시고 구원해주세요. 라며 매달렸다는 것..
그런 기도에도 동생과 남편은 더 깊이 빠져들고 아이들 마져 자기가 집안을 등안히 하니,
남편하고 동생에게 이끌리더라는 것이다,. 하기야 내가 몇달동안 집에 전혀 신경도 안쓰고
미치다 싶이 새벽부터 밤새도록 기도에만 매달렸으니 또 그 전에도 그리 가정적이지는 않았다는 것,
그래도 그렇지 이럴수가 있나 세상 천지에 요망한 것들 하고 저주도 하고 별짓을 다했단다.
아무소용없는 일에 매달릴 수록 둘과 아이들은 오히려 엄마인 자기를 외면하더라는 것이다.
아마도 미쳤다고 여겼을 거라는 것이다 라는 것.
당일날도 머리가 터질것 같아서 아파트 벽에 콘크리트 못을 뒷머리로 두개나 박고 왔다는 것.
(믿어야 할지 의야해 하는 나에게) 그녀는 계속 말을 잇는다.
집을 나와서 차에 치여 죽어야 겠다 하고는 사거리 행길에 뛰어들었던 여기저기서
부레이크 밟으면서, 운전수들이 막 욕을 하더란다. 몇번을 그래도 치이지는 않고
욕만 먹고 해서 하늘을 쳐다보고 죽게 해주세요.
하나님. 하였더니 하늘에서 이리로 오너라 라고 하여
소리 나는 곳으로 향하여 오게 된것이 지장암이었다는 것이다.
가만히 쳐다보다가 말해주기를, 보살님은 기독교인 이시니 제 말을 종교를 떠나서 들으세요,
아시겠어요 하자..나즈막한 소리로, 네. 그런데 어찌하면 저들이 저주 받을수 있을까요?
보살님,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들어졌고 또 인연이 있어야 변화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로 지금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우선 보살님의 마음부터 고쳐야 할듯 합니다. 어떻게요?
지금처럼 저들이 죽기를 바라거나 잘못되기를 바란다면 하나님인들 저들을 죽이겠습니다.
그분도 밝은 신일 진대 그런 소원을 들어주기는 어려울듯 싶네요.
우선 저들을 용서할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네. 저보고 용서하라구요.. 말도 안됩니다.
그럼 그대로 계속 원망하시면서 저주하느 마음을 가져 보세요..
오늘도 또 내일도 , 그리고 쭉 어떨것 같으세요.. 본인의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질 것 같으세요..
찬찬히 한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세요.. ....... 휴.......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스님?
내가 말한대로 정말 보살님의 마음에서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싹 가실 수 있도록
자기 마음을 추스리도록 먼저 저들을 용서하겠습니다. 하나님!
제가 가족에게 그동안 못했던 모든 것은 회개하오니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언니가 되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오늘 이전의 모든 일은 무조건 용서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게 다시 남편과 아이들이 안돌아 오더라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겠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을 살펴보심에도 바쁘신 주님!
더 이상에 주님의 짐이 되는 어린 양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한 곳이 있으면 그들을 보살피고 도우면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이렇게 매일 매일 기도하시고 그들과 부딪히더라도 절대로 말이나 행동에
원망하거나 미워하거나 욕을 하면 안되고 표정 또한 붉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수 있다면 반드시 당신의 소원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데요.. 변화가 생길때까지 당신 마음이 정말 서럽고 억울하고
괴롭고 답답하고 외로운 마음이 없고, 분노의 마음이 사라져 편안해질때 까지 입니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4달안에는 결정이 날듯 싶네요.. 해 보시겠습니까?
....네.. 어차피 더이상 더 갈곳도 없으니...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려가신 그분을 다시 본 것은 5개월이 훨씬 지나서이다.
어느날 점심 때가 다돼서 그분이 밝은 모습으로 오셨다. 스님! 그간 평안 하셨어요.. 네 덕분에..
표정을 보니 잘 해결되신듯 싶네요...^^ 네... ㅎㅎ ..다 스님 더분인걸요.. 좋게 되었다니 참 잘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내려가면서 다짐을 깊게 하고 죽기아니면 살기다 하고는 시작하였는데 ,
기도하면서 마음을 돌리려 하니 더하더란다. 자기 보는 앞에서도 키스하고,,
나중에는 보는 앞에 와서 둘이 그 짓을 하면서 자고..
마음이 뒤 짚히기도 하여지만 그냥 비우자 비우자 다 내 인연이다.
지나가면 다 그뿐이다. 하면서 기도하고 마음 놓고 하면서 3달이 지나자
그들이 자기 앞에 와서 그 짓을 하면 꼭 다치더라는 것, 그러거나 말거나 비우자 다 내 업니다.
지나면 그뿐이다. 하고 넘기자 4달이 2틀 남기고는 동생이 자취를 감추더라는 것,
그런대도 남편이 동생을 찾아나서지를 않더라는 것. 이상하다 싶었지만 다 비우자 내 업니다.
지나가면 다 그뿐이다. 일러준 대로 생각하고는 기도하며 지내자 4달이 지난 어느날
남편하고 아이들이 자기 앞에 와서 빌더라는 것이다. 용서해달라고..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주체할 수도 없이 흘러 내리고 하느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오고 ...그때 하늘이 그냥 벙뚤려 있더라는 것..
셋이 끌어않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정말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절감햇어요.
나를 비워버리고나니까, 무서울 것도 서러울 것도, 외롭거나 슬플것도
죽고 사는 것도 생각지 않았거든요. 우수운 생각도 저절로 들었는데,
다신 주신 기회이니 이제는 열심히 살자 하고 마음먹었답니다.
오늘 그동안 너무 고마워서 스님을 찾아왔어요..
참 다행이에요.. 소중한 보살이 이세상에 또 하나 나왔으니..
ㅎㅎ 내가 감사를 드려야지요.. 법문할 이야기가 하나 더 생겼네요..ㅎㅎ
이제는 아시겠지만, 모든 것은 자기 마음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
풀던지 막던지 하는 것은 다 자기로부터라는 것,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은 이름 뿐이라는 것, 다 내가 만족을 느낄때 그것이 기쁨이요.
행복이라는 것을, 좋다고 너무 방일 하지 말고 늘 오늘에 마음을 저버리지 말고 살기를 바래요..
네.. 스님.. 감사합니다.차와 과일을 나누면서 또 이렇게 한 보살님이 스쳐 지나갔다.
모두의 행복을 염원하며, 너무 크고 보기 좋은 것 보다는 소박함속에서 행복이 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승현스님-
'卍 스님 좋은 말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한 마음이 복을 부른다 (0) | 2021.08.21 |
---|---|
영가와 천도재 (0) | 2021.08.18 |
싫은 마음 닦는 것이 수행 (0) | 2021.08.05 |
공수래 공수거 (0) | 2021.08.03 |
業이란 (0) | 202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