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사슴을 쏘려다가 아들이 맞다

갓바위 2022. 10. 19. 09:16

사슴을 쏘려다가 아들이 맞다

국의 여릉 당에 사는 오당(吳唐)이

하루는 아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갔다.

 

​한 사슴이 그 새끼와 함께 노는 것을 보고

새끼를 쏘아 죽이니 어미 사슴은 놀라서 슬피 울었다.

풀 속에 숨어서 지켜보니 사슴이 혀로 새끼를 핥고 있었다.

 

​오당이 또 어미 사슴을 쏘아 죽이고,

조금 있다가 또 다른 사슴을 만나서 쏘려고 하는데

그 살이 빗나가 자기 아들을 맞혔다.

 

오당이 어찌할 바를 몰라 활을 던지고 아들을 안고

통곡하는데 공중에서 문득 소리가 나기를, “오당아,

사슴이 새끼를 사랑하는 것이 너와 무엇이 다르랴?”고 했다.

 

​오당이 놀라서 쳐다보고 있는데,

별안간에 호랑이가 와서 팔을 꺾어 죽였다.

​- ‘방생.살생 현보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