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보살(願生菩薩)
'대안'이라는 유명한 스님이, 어린아이 젖을 먹이는 동네 아낙네들을 찾아다니며,
"어미를 잃고 굶어 죽어가는 불쌍한 어린 새끼가 내게 있습니다." 하며,
젖 동냥을 하러 다닌다. 는 소문을 듣고, 하루는 원효가
대안 스님을 만나기 위해 그가 기거하는 산속 동굴로 찾아갔다.
대안은 없고 너구리 새끼 몆 마리가 어미젖을 찾으며 슬피 울고 있는데
그중 한 마리는 굶어 죽어있어 원효는 죽은 새끼 너구리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진심으로 아미타경을 염불하였다.
이때, 대안이 들어와 "새끼 너구리들이 경(經)을 알아듣겠소?"하고 물었다.
"그럼 너구리들이 알아듣는 경이 따로 있습니까?"하고 되물었다.
대안이 동량해서 얻어온 젖을 새끼들에게 먹이자
슬피 울던 너구리들이 조용해졌다,
"이것이 너구리들이 알아듣는 아미타경이요."하신다.
원효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의 상(相) 너머에 내재(內在)한 의식의 흐름을
인지(認知)하여 보듬어 주는 것이 대자대비(大慈大悲)임을 이때 깨달았다.
배고픈 생명에게는 진리(眞理)를 설해주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을 주고,
저 슬퍼할 줄 아는 것 같은 생명에게는 법(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는 것이다.
불교(佛敎)의 심우도(尋牛圖 = 十牛圖)는 소(牛=마음)을 찾아
그것을 잘 길들여(수행) 해탈(解脫)하는 10폭의 그림이다.
그 마지막 그림이 입전수수(入纏垂手)인데 깨달음을 완전히 이룬 뒤에는홀로
적멸을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중생구제를 위해 발걸음을 속세로 되돌리는 것이다.
원생보살은, 홀로 득도하여 극락에 안주(安住)해도 차안(此岸)에 두고 온
중생들이 안타까워,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자원하여 속세로 돌아온 보살이다.
이웃의 고난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보살피는 마음이 있다면 그대가 진정한
원생보살(願生菩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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