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갓바위 2023. 5. 8. 09:30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마조선사馬祖禪師에게는 대주大珠와 백장百丈이라는 뛰어난 두 제자가 있었다.

대주는 마조선사의 즉심卽心, 돈오頓悟의 선을 체계화시킨 대학자이기도 하다.

 

누군가 대주에게 물었다.

"화상께서도 도를 닦는데 공을 들이십니까?"

"그렇다, 공을 들인다."

 

"어떻게 공을 들이시는지요?"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도 백 가지 잡생각을 하고,

잠을 잘 때도 오만 가지 망상에 빠진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언젠가 또 다른 수행자가 대주에게 물었다.

 

"어떤 불법을 배우면 해탈解脫에 이를 수가 있습니까?"

"오직 돈오라는 법문法門만이 곧 해탈에 이를 수가 있다."

"어떤 것이 돈오입니까?"

 

"쓸데없는 망상을 버리고 무소득無所得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수행해야 합니까?"

"근본으로 돌아가서 수행을 하거라."

 

"무엇이 근본입니까?"

"마음이 근본이다. 불경에 이런 말이 있다.

'성인聖人은 마음을 찾고 부처를 찾지 않는다.

 

우인愚人은 부처를 찾고 마음을 찾지 않는다.

지인智人은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가다듬지 않는다.

우인은 몸을 가다듬고 마음을 가다듬지 않는다' 라고."

선어99 - 홍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