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내생에 내 모습은

갓바위 2023. 7. 19. 11:03

내생에 내 모습은

 

도신 대사 같은 분은 생사대사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다시 몸을 바꿔가지고 오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단 말입니다.

 

그러면 이런 말을 들을 때 여러분은 나이가 많고 적고 관계없이

생명은 호흡지간에 달려서 언제 죽을지 몰라요.

이렇게 다급하고 급한 속에 우리가 처해 있는데,

 

내가 생명이 떨어지면 내가 나를 과연 책임 지고 악도에 안 떨어지고

도신 대사처럼 몸을 바꿔가지 올 수 있는 것이 될까?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나는 나를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이 돼 가지고

이 목숨이 떨어지면 어느 곳에 떨어질지, 어느 악도에 가서 떨어질지

이게 너무 시급하고 막연한 일인데 큰일이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지,

나는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 안 해보셨어요?

그런 생각을 안 해봤기 때문에 여러분이 느낌을 못 받았고,

말씀하라고 해도 말도 못하고 있고.

[대중]

스님, 안 해본 게 아니라 못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도를 깨친다는 일이

아주 어렵고 어려울 것 같아서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이 갈구하는 생각을 도를 깨우칠 때까지 세세생생 붙잡고만 가도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해도, 내가 생사를 초월하고 도신 스님처럼 어떻게 되겠다는

그런 분심은 너무 멀고 어렵고 해서 차마 갖지를 못했습니다. 안 한 게 아닙니다.

[대원스님]

아니 마음을 당장에 내야 되거든요. 마음을 내야 된단 말입니다.

죽을 때 확철대오는 못했더라도 화두 하나를 숨 떨어질 때

놓치지 않고 가는 정도의 힘을 얻어야 됩니다.

 

숨 떨어질 때 그때 가장 고통이 심합니다.

그 고통에 시달려 가지고 화두고 염불이고 아비고 남편이고 일체 생각이 없어요.

오직 고통에 빠져서 고통 받으면서 가면 이건 안 되는 거라.

 

그 고통 속에서 무엇인가라는 화두가 안 흩어지고 그대로 성성히

챙길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이 몸을 벗어버리고 숨이 떨어지고 나면

그 사람은 절대 악도에 안 떨어져요.

악도에 안 떨어지고 어느 곳이든 좋은 곳으로 바로 갑니다.

 

본인이 성성히 깨어있는 화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는 곳을 알아요.

내가 왕가에 태어나야겠다 하면 그리 가요.

내가 재벌가의 집으로 가겠다고 하면 그리 가서 태어나요.

 

가는 힘이 있어요. 근데 딱 태어나면 모른다는 거야.

내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전생도 몰라요. 그냥 태어났어.

화두가 일상생활 속에서 여여하게 이루어지고, 꿈 속에서 여여하게

 

이루어지는 정도가 되면 가는 곳은 악도에 안 떨어질 정도로 본인이 책임지고

가고 싶은대로 가요. 그런데 태어나면 몰라요. 그게 지무생사(知無生死)라.

아직 완전히 생사가 해결된 건 아니에요. 그러나 악도에는 안 떨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 화두가 여여하고, 꿈 가운데에도 여여하고,

잠이 깊이 든 속에서나 깨어있으나 화두가 성성히 그대로

이어지는 게 오매일여(寤寐一如)라고 하는 건데요.

 

화두를 의식적으로 챙기지 아니해도 스스로 화두가 순일하게

이루어지는 차원의 세계가 공부를 힘을 완전히 얻었다는 차원입니다.

그런 사람은 삼세(과거 현재 미래)가 없어서 가는 곳도 알고 태어나서도

'내가 어디에 있다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왔다'는 걸 환히 알아요.

 

생사에 대해서 걸림이 없어요. 거기에는 생사라는 게 없어요.

그게 팔지, 십지 이상의 보살 차원의 세계라는 겁니다.

화두를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조작으로 챙기고

생각을 안 해도 스스로 알 수 없는 의심이 쭉 항상 이루어지고 있어요.

 

아주 많이 단련을 해서 힘을 얻은 겁니다. 열심히 화두를 하다 보면 '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화두'가 있는 걸 알 수가 있어요.

그것이 오매일여, 순일무잡의 세계입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5분, 10분 '뭔고?' 하다 보면 끊어지고 없어져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그래요.

"범부는 생각을 좇아 따라가고 성인은 생각을 따라가지 않는다"

 

이런 말이 있어요. 그러니까 생각은 있다가 없어져요.

생각 한번 일으킨 건 오래 안 있어요. 일어나면 잠시 머물렀다가

잠시 후에 없어져요. 끊임없이 일어났다가 없어지고, 일어났다 없어지는

이 생각으로 화두를 들면 화두도 그냥 따라서 없어져요. 생각으로 ‘뭔고’

했다가 또 없어지고, 다시 또 ‘뭔고’ 하자마다 또 없어지고 맨날 이래요.

​근데 그렇게 열심히 애쓰다가 보면 홀연히 거기에서 깨닫는 바가 있어요.

끊어지지 않는 화두가 생각이 아닌 것을 보고 깨달을 수가 있어요.

생각이 아닌 그 화두는 안 끊어져요.

 

항시 24시간 1년 365일 쭉 이어져 있어요.

그걸 여러분이 몰라서 화두를 뜬구름 잡듯이 '뭔고' 잡아가지고

하려고 하는데, 처음에야 어찌할 수 없이 뜬구름 잡듯이 잡아야 되지.

근데 그놈을 애쓰다 보면 깨닫는 바가 있어요. 뜬구름 잡는 이 화두 아닌

화두를 알아요. 깨닫게 돼요. 그러면 그 화두는 영원히 이어져 있어요.

 

그렇게 되자면 여러분이 애를 써야 돼요. 아기 낳아 보셨어요?

아기 놓을 때 그 찰나에 딴 생각이 나오던가요?

아기를 낳을 때 죽는 힘을 들이잖아요.

그와 같은 힘을 들이면 화두가 안 될 일이 없다는 거라.

 

여러분이 그리 안 해서 그렇지. 화두를 참구하는 힘이 있어야 됩니다.

강력한 의지, 힘이 있어야 돼요.

밀고 나가는 그 힘이 약하면 화두가 되다가 말다가 되다가 말다가 그래요.

 

그게 마치 뭐와 같냐면,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우주의 대기권이 당기기

때문에 대기권을 벗어나려면 강력한 올라가는 기운이 있어야 돼요.

무중력 상태에 가 있으면 당기는 대기권을 벗어났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하는데, 화두도 똑같아요.

 

화두도 힘이 약하게 무엇인고 의심하는 힘을 작게 들여서 하면 망상이

화두가 안 되게 딱 당기면 딱 끊어져 버려요. 강력한 밀어붙이는 화두의

힘이 있어야지 망상의 대기권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이 망상의 대기권 기운이 화두 를 참구하면 못하게끔 잠을 슬며시 침투시켜요.

그럼 잠의 기운에 화두가 떨어지고, 또 애써서 할 만하면

망상이 탁 튀어 나와가지고 화두가 끊어지게 만들어요.

 

또 한참 애쓰다 보면 화두가 되는지 안 되는지 멍멍하고 밋밋해. 그러다가

보면 지지부리하고 아무것도 안 되고 여러 가지로 거기에서 헤매고만 있는 거라.

그러니까 그런 것이 여러분이 과거 전생부터 살아오면서

속세생활하는 걸 아주 지독하게 하고 단련을 시켰지,

공부하려고 단련하는 건 안 해놨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그리 되는 거예요.

공부하는 단련을 전생에 많이 익히 놓은 사람은 이생에 와서 쉬워요.

공부가 일사천리로 돼 나가요. 그 일념이 되는 게 아주 어려운 거라.

그래서 일념만 되면 안 되는 게 없다 하잖아요.

 

그러니 여러분이 화두 공부를 지극히 일념으로 밀어붙여 나가는 거기에

강력한 힘을 투자를 해야 돼요. 아기 낳는 힘을 들여서 투자를 해야 돼요.

-대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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