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갓바위 2023. 8. 1. 09:54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백장청규'에서 중점을 둔 것은 육체적 노동이다.

수행자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좌선坐禪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처럼 몸을 움직이는 노동을 함으로써 현실로부터

유리된 관념의 놀이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할 때에는 늙은이라고 해서,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몸을 사리지 말고 모두가 공평하게 해야 한다.

백장 자신도 80세가 넘어서까지 막일을 했다.

 

제자들이 그런 스승을 걱정해 일하지 말고

쉬라고 여러 번 권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궁리 끝에 제자들은 스승이 일할 때 사용하는 도구를 몰래 숨겼다.

 

그래서 백장은 일을 멈출 수박에 없었다.

그러나 그 뒤로 3일 동안이나 앉은 채로 음식을 먹지 않았다.

제자들이 그 이유를 묻자 백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일일부작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일을 하는 것이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불심을 따르는 선자일 경우에는

일을 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 잘못을 빌면서 도구를 내주자 백장은 그 자리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비로소 음식도 입에 대기 시작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일본의 도겐선사가 천룡산天龍山에서 수행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나서 복도를 걷다가 한여름의 뙤약볕 속에서

허리가 활처럼 휜 노승이 버섯을 널어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딱하게 여긴 도겐선사가 노승에게 다가가 물었다.

"연세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올해 69세라오."

 

"그처럼 노령이신데 이런 고된일은 다른 젊은이에게 맡기시면 어떻겠습니까?"

노승은 일손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남이 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되지 않는다오."

 

"그렇지만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더워

몸이 상하게 될지도 모르니 좀 쉬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노승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 시간을 넘기고 또 어느 시간을 기다리라는 것이오?"

나의 선어 99 홍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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