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잔향이다
음악에서도 아날로그의 녹음이 아니라 디지털의 녹음,
디지털의 무기질無機質 연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따스한 연주가 아니라 기교에 편중된 연주가
판을 친다. 녹음도 잔향殘響을 무시하는 디지털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잔향이다.
아무리 멋들어진 음악 홀이라도 0.4 초 가량의 잔향을 남겨야 한다.
벌써 여러 해가 지난 일니이지만, 아이작 스턴이 일본의 갓 세워진
어느 음악 홀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일본의 한 음악비평가가 그에게 음악 홀에 대한 감상을 물었다.
물론 스턴의 입에서 최신식으로 설계된 음악 홀을
격찬하는 말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여기는 음악이 아니라 대포를 쏘는 곳으로 쓰는 게 좋겠소."
이것이 스턴의 대답이었다.
잔향이 전혀 없는 그 음악 홀이 스턴에게는 몹시 못마땅했던 것이다.
피아니스트는 마지막 코드를 치고 난 다음에도 손을 잠시
허공에 그냥 들어올린 채로 여음이 사라질 때까지 앉아 있는다.
지휘자는 연주가 끝난 다음에도 한참 동안
지휘봉을 들어올린 채로 여음을 즐기듯 서 있는다.
이처럼 음악은 악보가 끝난 다음에도 끝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디지털 방식의 CD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다시 아닐로그로 바꿔서 듣기도 한다. 잔향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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