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생에 불법을 만났으니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태어나도 생명을 유지하기 또한 어렵다.
세상에 부처님이 계시기 어렵고
부처님이 계셔도 그 가르침을 듣기가 또한 어렵다.
得生人道難 生壽亦難得 世間有佛難 佛法難得聞
득생인도난 생수역난득 세간유불난 불법난득문
- 법구경 -
이 명언은 『법구경』의 말씀이다.
경전의 명칭이 곧 ‘진리의 말씀[法句]’인 『법구경』은
수많은 불교경전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법구경』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현재의 불교 경전은 세존의 제자들이 세존의 언행을 기억했다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것을 후세에 성문화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 훌륭한 불교도들에 의해서
기존의 경전과 사상을 근거로 하여 새롭게 결집(結集)한 것들이다.
『법구경』은 전자에 속하는데 세존의 말씀이 비교적
원초적인 형태로 전승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전 중의 하나다.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먼저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은 대단히 소중한 것이며 아무나 만날 수 없는
매우 희유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큰 행운으로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지구상의 무수한 생명체 중에서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의 주변만 잠깐 살펴보아도 사람 외에 다른 생명체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 도시에 존재하는 생명체아니 작은 한 구역에 존재하는 생명체만 하더라도
그 수효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중에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게 많은 생명체 중에서 우리는 불과 몇 안 되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옛말에 “다른 생명체의 수는 대지의 흙과 같고
삶의 수는 손톱 위의 흙과 같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또한 사람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실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일찍 죽고 마는 사람들이 또한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태어나도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설령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부처님이나 성현들이 세상에 계시기는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성인들이 계시더라도 그분들의 가르침을 듣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개나 소나 말이 성인들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겠는가.
일찍이 요사(夭死)한다면 어찌 성인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겠는가.
설사 건강하여 오래오래 산다고 하더라도 권력과 물질에
눈먼 어리석은 사람들이 어찌 성인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겠는가.
『법화경』의 말씀처럼
“다만 먹고 마실 풀과 물만 생각할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지 않은가
[但念水草 餘無所知]”라고 동물에 비유하였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건강하게 살고 다시 불교를 만나서
진리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며 인생을 의미 있고 보람 있게
산다는 것은 얼마나 희유하고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다행히 사람의 몸을 얻었고
다행히 불법을 만났다[幸得人身 幸逢佛法]”라는 말을 자주 썼다.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려운데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행히
만났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면 선한 일을 하고
불법을 펴고 수행을 하는 일이 매일 매일 새로울 것이다.
또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처님의 법을 만난 것에 대하여
늘 경사스럽고 행복한 일이라는 마음을 갖게 되면
마침내 불교적인 삶과 가치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다음 생, 또 다음 생까지 영원히 훌륭한 인생으로 살 수 있는 길은
성인의 가르침을 잘 배우고 마음에 깊이 새겨서
지혜와 자비로써 실천하며 살아가는 일이다.
-무비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