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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건긍정의 오류와 위인전의 허구

갓바위 2024. 2. 20. 10:24

 

 

후건긍정의 오류와 위인전의 허구

논리학 이론 가운데 '후건(後件)긍정의 오류'라는 것이 잇다

가정문(假定文)은 "만일······라면, ~다."라는 식으로 '조건을 제시하는

전건(前件)'과 '그 귀결이 실린 후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서 "만일 저 동물이 고래라면, 저 동물은 포유류다."라는 명제에서

"만일 저 동물이 고래라면"이라는 앞 문장은 전건이고, "저 동물은 포유류다."라

는 뒤 문장은 후건이다. 이 명제에 근거하면 다음과 같이 '대전제, 소전제,

결론'으로 이루어진 삼단논법의 추론이 가능하다.

 

"대전제: 만일 저 동물이 고래라면, 저 동물은 포유류다. 소전제: 저 동물은

고래다. 결론: 따라서 저 동물은 포유류다." 이추론은 소전제에서 대전제의

전건을 긍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대전제의 후건을 결론으로

도출한 것으로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추론의 소전제에서 대전제의 후건을 긍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대전제의 전건을 결론으로 도출할 경우 잘못된 추론이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추론이다. "대전제: 만일 저 동물이 고래라면,

저 동물은 포유류다. 소전제: 저 동물은 포유류다.

 

(후건긍정) 결론: 따라서 저 동물은 고래다." 만일 이 추론이 옳다면

예를 들어 고양이도 고래가 되어야 하고, 캥거루도 고래가 되어야 한다.

이런 논리적 오류를 '후건긍정의 오류'라고 부른다.

 

'후건긍정의 오류'라는 것이 참으로 단순한 논리적 오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이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위인전(偉人傳)을 읽고서

위인의 어린시절, 젊은 시절을 따라하는 것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위인전을 읽은 어린아이는 "위인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어릴 때 특이한 행동을

한다."는 생각을 하고서 그런 특이한 행동을 흉내 낼 수 있는데, 논리적으로

볼 때 이는 다음과 같이 풀이된다."대전제: 만일 위인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어릴 때 특이한 행동을 한다. 소전제:(나는) 어릴 때 특이한 행동을 한다.

 

(후건긍정) 결론:(나는) 위인에 속하는 사람이다."

'후건증정의 오류'에 빠진 추론이다.

발명와 에디슨이 어린 시절 달걀을 품고서 부화를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에디슨의 일화를 읽은 어린아이는 자신에게 에디슨을 투사한 후

다음과 같은 추론을 할 수 있다. "대전제: 만일 에디슨이라면, 어릴 때 달걀을

품는 기행(奇行)을 해야 한다. 소전제:(나는) 어릴 때 달걀을 품는 기행을 한다

 

(후건긍정), 결론:(나는) 에디슨이다." '후건긍정의 오류'를 범하는 생각이다.

비단 위인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라고 하더라도 만년에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을 회고할 때 유별난 일들을 주로 떠올린다.

 

위인전의 경우, 어린 시절의 여러 일화가운데, 얘기거리가 되는 특이하고 눈에

띄는 것들만이 주로 소개되어 있다. 에디슨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위인들이

전기도 마찬가지다. 위인전, 재밋거리고 읽으면 몰라도 어린아이들이나.

 

젊은 세대에게 별로 권하고 싶지 않는 책들이다.

은연중에 후건긍정의 오류를 주입시키기 때문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디서든 주인공으로 살아가라는 뜻이다.

 

인생을 살아갈 때 남을 훙내 내지 말라는 뜻이다.

그것이 위인이든 누구든 간에, 조고각하(照顧脚下), 자신의 발밑을 살피란

뜻이다. 인생의 행로에서 갖가지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삶',

'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삶'이고 '내가 처한 상황'이다.

 

누구나 스스로 우주의 중심이 되어 깨어 있는 마음으로 기민하게

살피면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선(禪)의 정신이다.

김성철 교수의 불교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