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주유열국ㅣ周遊列國

갓바위 2024. 3. 24. 10:20

 

 

주유열국ㅣ周遊列國

 

○ 두루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목적 없이 떠돌다.

○ 周(두루 주) 遊(놀 유) 列(벌일 열) 國(나라 국)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周遊(주유)다.

큰 부담 없이, 꼭 해야 한다는 목적 없이 놀러 다닌다면 늘어진 팔자겠다.

온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으면 周遊天下(주유천하)다.

 

동생인 世宗(세종)에 왕위를 물려주려 서민으로 가장하고 세상을

돌아다닌 讓寧大君(양녕대군)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풍자시의

대가 김삿갓(金笠/ 김립)이 돈의 기능을 절묘하게 노래한 것에도 등장한다.

 

‘천하를 두루 돌아다녀도 누구나 너를 환영하고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나라도 가문도 흥하게 하니

너의 힘이 가볍지 않도다(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목적 없이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 말고 여러 나라(列國)를 돌아다니게

되면 별 소득 없이 떠돈 것은 맞지만 孔子(공자)에게서 나온 성어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대학자이자 사상가인 공자는 자신이

이상으로 하는 도덕주의를 현실정치에 접목하기 갖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모국 魯(노)나라에서 미관말직을 지내다 56세가 되어 형벌을 관장하는

大司寇(대사구)가 되었다. 상인들은 폭리를 취하지 않고 남의 물건이 땅에

떨어져도 줍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나라가 안정됐다. 노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이웃 나라에서 군주에게 뇌물을 주고 공자를 퇴진시켰다.

 

실망한 공자는 제자들을 이끌고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펼칠 수 있는 나라를

찾기 위해 13년 동안이나 헤맸다. 공자의 주유는 순탄하지 못했다.

공자가 楚(초)나라에 초빙되어 갈 때 陳(진)과 蔡(채)나라의

대부들이 길목을 막고 사람들을 풀어 포위했다.

 

자신들이 행했던 병폐들이 드러나 위험해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식량이 떨어지고 따르는 사람이 병에 들기도 한 陳蔡之厄(진채지액)의 봉변이다.

鄭(정)나라에선 제자들과 길이 어긋나 모두 공자를 찾아 나섰는데 한 사람이

추췌한 모습을 보고 ‘상가의 개(喪家之狗)’라고 표현하는 수모도 당했다.

 

공자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노나라로 다시 돌아와 후진 교육에 힘쓰게 됐다.

원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주유는 공자도 실패할 정도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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