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보라

갓바위 2024. 3. 28. 10:45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보라

인생을 살면서 세상에 크게 기여는 하지 못할지라도 선한 마음으로 분수껏

남을 돕고 살아보자. 그래야 만복을 누릴 수 있다. 집은 그저 비바람 가릴

정도면 족하고, 의복은 몸 가릴 정도면 족하며, 음식은 영양실조 안 걸릴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60년대에는 배가 고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배고프지 않으니까 마음과 정신이 안정되어 평화롭고 질서정연해졌다.

 

이제는 자신과 자기 가족의 행복만을 위하는 눈 부릅뜨고 평지풍파 일을키지

말고, 천둥 치는 날 놀란 송아지마냥 허둥지둥 대며 살지 말자.

그보다는 차라리 창공에 뜬 백구를 잡는 것이 빠를 것이다.

 

남을 의식하여 겉모양만 갖추려 하지 말자. 그런 행위는 허공을 향하여 고함

치는 것이나 깊은 계곡에서 산짐승이 울부짖는 것과 흡사하여 피곤한 삶이 된다.

남보다 잘살아보겠다거나 앞서보겠다고 발광하며 야단법석도 떨지 말자.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보자.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들러보는 여유 속에서

봄날처럼 따뜻하고 고요하게 살아가자. '좀 힘들면 어때? 소득이 적어도 괜찮

아'하며 느긋한 마음과 자애의 눈길로 살아가면 더 큰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국제 정세와 국가 경제가 매우 어렵다. 이럴 때는 마음을 느긋하게,

일은 즐겁게,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대하는 데 힘써나가야 한다.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 첫째, 마음을

느긋하게 갖자.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전쟁과 평화, 모든 것이 마음

사용에 달려 있다. 모든 성현들은 자신의 마음을 느긋하게 가진 분들이다.

 

중생들은 눈앞의 부와 명예에서 행복을 찾으려 들며, 외부를 향한 시시비비

속에 자신의 고통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삶이 피곤하다.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보라,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음,

정열적이며 냉철한 판단의 마음을 써나가도록 노력하자.

 

둘째, 모든 일은 즐겁게 하자. 삶은 곧 일의 연속이다. 자신의 일을 얼마나

즐겁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함께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일을 즐겁게 할 때 자기 분야의 달인이 된다. 사회생활은 가정과 직장,

대인관계 등 수 많은 일 가운데서 살아가는 것이다.

 

일은 일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웃는 얼굴로 즐겁게해야만 서로에게 이득이 온다.

셋째,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대해주자.

그래야 상대방 마음의 문이 열린다. 군중시위도 소통이 끊어졌을 때 일어난다.

 

우리는 부모와 형제, 자녀, 일가친척, 동료, 이웃 등 수 많은 인연들과 연결되어

함께 살아간다. 그 모든 인연들이 나의 일을 성취시켜주는 협력자들이자

스승들이다. 만나는 인연들이 상생의 착한 인연이 되도록 평화로은 마음을

전해주며 살아가자. 그러면 참새 그물에 기러기 걸리는 수가 있다.

잘났으면 잘난 대로 못났으면 못난 대로 그냥 살아가자.

 

우물 안 개구리처럼 오직 자기 가정의 행복만 위하며 욕망과 분노속에 살아가면

세상은 온통 불바다가 되는 것이다. 수행자들의 삶은 사회인들과 반대이다.

방문객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가지고 온다.

 

좋은 일의 연속일 때는 스님을 찾아오지 않다가도 다툼이 생기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갈 길을 몰라

헤매는 중생들에게 자기중심적 삶이 아닌, 자신을 내려놓는 바른 법을

전해주어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도록 일깨워주는 일과 속에 살아간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옭아맨 관념의 속박에서 벗어났을 때 참다운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자신을 제법 대단한 존재로 생각하지 말자. 아무리 잘난

사람도 물 한 모금 없으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마음의 눈'을 통해 운명을 개척해 나가자. 모든 일은 지혜와 이성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어떤 일이라도 힘들다고 말하지 말자.

 

성공이 가까울수록 지치기 쉽다. 초상집 영정 앞에서는 울고, 뒤에선 웃고 떠드는

비정한 세상이지만, 봄에 씨앗을 뿌려서 가을에 열매를 따듯이 내가 먼저

남들을 위해 베풀고, 다음에 값진 보람을 수확할 수 있도록 살아가자.

사라진 번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