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세속팔풍

갓바위 2024. 4. 20. 20:32

 

 

세속팔풍(世俗八風)

불가에서는 늘 지혜로운 삶을 강조한다. '지혜'는 바로 근면성실(勤勉誠實)

이다. 첫째, 근면의 '근'은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이고, '면'은 '면학'이다.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배워나가야 한다.

 

둘째, '성실'의 '성'은 정성심이며, '실'은 진실한 마음이다. 배워야 산다. 지금이

라도 평생교육원 같은 데라도 찾아가서 아낌없이 배움의 대열로 뛰어들어보자.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가 싹튼다. 지식이 없으면 지혜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지혜는 근면과 성실에서 나온다. 하늘이 내린 화는 피할 수 있어도,

자신의 무지로 인하여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는 피할 수가 없다.

우리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우리가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진실만을 수행하는 시간이 있다면 그것은 용변 보는 시간뿐일 것이다.

 

그 일만큼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아니며,

오직 자신의 결단에 의해 순수한 마음으로 능동적으로 해치우는 것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죄 지은 놈 마음 졸이듯이 계속 머리를 쓰고 지식을

짜내며 남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고자 온갖 노력을 다하며 살아간다.

 

불가의 가르침에 세속팔풍(世俗八風)이 있다. 그 여덟 가지 바람이란,

'이익'과 '불이익', '명에'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행복'과 '불행'이다. 우리는

일생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이 여덟 가지의 바람을 맞으며 살아간다.

 

조금 전까지는 이익의 바람이 불어와 좋아했는데 금방 손해(불이익)의

바람이 닥치는가 하면, 아침에 불던 이익의 바람이 낮에는 손해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하며 매일 수많은 바람을 맞으며 살 수밖에 없다.

 

어제까지는 고위직에서 떵떵거렸는데 하루아침에

추락하여 불명예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칭찬과 비난의 바람도 그렇다. 만인의 칭찬을 받으며 기분 좋던 찰나,

비난의 돌풍에 휘말리며 벼랑으로 추락하기도 하고,

기분 좋게 미소 짓는 순간, 비보를 받고 불행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처럼 남들의 반응에 따라 울고 웃으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지금 잘 나간다고 자랑말고,

어떻게 그 자리에서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

 

필자는 남들 사는 모습을 열심히 관찰한다. 배워서 닮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닮지 않고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 우리에게 가장

든든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면 바로 선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내 맘속에서 너만 잘되라는 축원을 하면 내가 먼저 잘되며, 너는 망해도

좋다는 마음을 품으면 내가 먼저 망하는 것이다. 남을 훌륭하게

볼 때 내가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되고, 남을 존경하면 남도

나를 존경하게 된다. 어떤 상대라도 업신여기지 말고 함부로 대하지 말자.

 

내가 미소로 대하면 상대도 나에게 미소로 대하고, 내가 인상 쓰고 대하면

남도 나에게 인상 쓴 얼굴로 대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는 나의 거울이 분명하다.

남의 장점을 우러러보고 칭찬해주는 덕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면 얼굴이 밝아

진다. 육신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어서 마음 작용에 따라 얼굴 모습이 변화된다.

 

항상 마음 가라앉히는 연습을 거듭해야 무게가 잡힌다.

아무리 체격이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도 마음이 동요하면 말과 행동이

가벼워진다. 인품은 체격이나 체중이 아닌 정신적 무게가 결정한다.

 

자발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능동적으로 행동하면 못해낼 일이 없다.

좋을 때는 간도 빼줄 것처럼 하다가도 미워지면 죽이고 싶은 심정이 든다면

졸부이다. 건강한 마음은 태산처럼 흔들리지 않고, 하나를 보고는

전반적인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뛰어난 마음이다.

 

좋은일, 나쁜 일에도 담담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져보라.

어떤 환경 속에서도 흔들임 없는 마음을 갖도록 연습해보자.

이성과 돈, 권력만을 추구하는 마음을 그대로 내러려두지 마라.

 

지금 부는 이 바람이 더 거세질 수도 있고, 약해질 수도 있고, 멎을 수도 있다.

길 닦아놓으면 거지가 먼저 지나가더라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시야를 더욱 넓혀서 내다봄과 되돌아보는 마음을 갖춰나가자.

사라진 번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