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젖은 나무는 타지 않습니다

갓바위 2024. 5. 18. 08:14

 

 

젖은 나무는 타지 않습니다

《화엄경》을 보면, 문수보살이 진수보살에게 묻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한결같은데,

이 가르침을 듣는 중생들은 어째서 한결같이 번뇌를 끊을 수 없습니까?"

 

진수보살이 대답합니다. "중생들 가운데에도 빨리 해탈하는 사람도 있지만

해탈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어리석음을

없애서 해탈하려고 한다면 굳은 결심으로 용맹정진해야 합니다.

 

나무가 젖어 있으면 약한 불은 꺼지고 말듯이 가르침을 들었어도 게으른

자는 그와 같습니다. 불을 지필 때 태우다 말다 하면 마침내는 꺼지고

말듯이 게으른 자도 그와 같습니다. 눈을 감고서는 달빛을 보려고 해도

볼 수 없듯이 게으른 자가 법을 구하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게으름은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최악의 적입니다.

사람은 배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마음공부에서 멀어져 갑니다.

그럭저럭 살아도 되는데, 굳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공부를 하는 게 열의를 쏟기란 더더욱 귀한 일이 됩니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청정하지만 살아오면서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독으로

너무 많이 오염되었습니다. 불성이 오염되어 있는 한 우리는 참나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귀중하게 주어진 한 생을 참나가 아닌 거짓된 나로 살아야 할까요/

 

본래 청정한 나. 본래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나. 태양보다 더 빛나는

무한광명의 나로 존재해야 되지않을까요? 삶의 긍극적 보람을

이렇듯 불성을 회복하는 데 두어야 참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타는 듯 마는 듯한 젖은 나무처럼 게으르게 살지 마십시오.

하루하루 지금 이 시간을 활활 불태우며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홀가분한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