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왕생에 대한 이야기
얼마 전에 어떤 분이 나쁜 짓을 많이 한
악인도 극락에 갈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 오셨는데 거기에 대답이
될 만한 설화가 있어 올려봅니다.
옛날 일본의 한 지방에 원 대부이라는
무사가 있었는데, 원 대부는 태어나서
불교라는 것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한데다가 그 동안 아무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매우 두려워했다.
어느 날 원대부가 사냥을 끝마치고
돌아가던 도중 어느 절 앞을 지나게 되는데
그날 따라 사람이 많이 모여있어서
원대부는 자신의 시종에게 “왜 이리
사람이 많은게냐?”라고 물었다.
시종이 답하길 “아무래도 사찰에서
점안식을 하는 듯 합니다.”라고 했다.
한번도 그런 광경을 본적이 없던 원대부은 ‘
이거 아주 재미있겠는데.’ 라고 생각하며
사냥하던 옷 그대로 사찰 안에 들어갔다.
점안식 도중 사찰 안에 들어선 그가
누군지 알아본 사람들은 이내 두려움에
떨었으나 장관은 개의치 않고 설법을
하고 있던 스님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이게 무슨 일이요?”라고 물었다.
스님은 그가 두려웠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일단 하던 설법을 중지하고는 원대부에게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와 극락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원 대부는 이 말을 듣자 너무 기쁜 나머지
대뜸 스님에게 출가해서 아미타불이
계신 극락에 가려고 하니 지금 당장
스님이 되게 해달라고 졸랐다.
이때 종자가 이 말을 듣고 “장관님 오늘
일은 아무래도 성급하신 결정 같사오니
부디 오늘은 돌아가시고 좀더 생각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라고 말하자.
원대부는 벌컥 화를 내며 “너의 좁은 소견
으로 어찌 내가 생각한 것을 방해하는가!
”하면서 허리춤에 찬 큰 칼을 뽑아들자,
종자는 공포에 질려서 도망가버리고
사람들은 시퍼렇게 놀라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이내 그는 다시 스님에게 다가가서
“지금 내 머리카락을 잘라주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라고 크게 협박을
했기 때문에 스님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주고 승복을
입혔다. 그러자 원장관은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서쪽으로 큰 목소리로 ‘
나무아미타불’을 외치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원장관이 서쪽으로 사라지자 절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원장관은 이렇게 해서 승려가 되어서
며칠동안 쉬지 않고 서쪽을 향해
걸어갔는데, 이를 이상하게 본 어느 스님이
길을가던 그를 붙잡고 사연을 물었다.
그러자 원장관은 스님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상세히 대답해 주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스님은 그가 며칠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을 측은하게 여겨
가지고 있던 주먹밥을 건냈으나,
원장관은 “저는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고 단지 부처님이 대답해 주실때까지
서쪽으로 가렵니다.” 하고 말을 마치고는
다시 서쪽으로 염불을 하며 걸어갔다.
스님은 원장관이 걱정되어
그를 몰래 따라 나섰다.
한 바다가 보이는 벼랑에 다다를 무렵
원장관은 몰래 따라 오던 스님에게 “
이제 부처님이 제게 대답해주시는 군요.
스님 지금은 일단 돌아가 주시고
칠일 후에 저를 보러 다시 와주십시오.
” 라고 외쳤다. 스님은 놀라기도 했지만,
일단 그의 청이라 거절할 수 없어서 칠일
후에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그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칠일 후 다른 스님과 그 절벽에
와보니 원장관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서쪽을 향해 앉아 있었다. 가까히
다가가 보니 그의 혀 끝에는 푸른 연꽃이
피어 있어서 두 스님은 그를 부처님인냥
절을 올리고 그 연꽃을 따서 나라에 바쳤다.
-일본 중세 불교 설화집 중 발췌-
*열심히 염불 합시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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