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의 신심/ 주(周)씨 노파
은현( 縣) 보당시(寶幢市)의 주씨(周氏)
노파는 일생동안 정토수행을 닦았다.
매년 정초가 되면 묵언을 하며 정월이 다 가도록
꼬박 눕지 않았고 5월이 되면 사람이 모여드는
정자에 나가 차를 끓여주면서 한여름을 보냈다.
그의 나이 70여 세가 되던 어느 날 저녁,
큰 연꽃잎이 보당마을 전체를 덮고 그녀가
손에 염주를 들고 연잎 위를 걸어가는 꿈을 꾸었다.
그 후 가벼운 병이 들었는데 이웃사람들이
그날 밤 많은 깃발과 큰 가마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새벽녘이 되어 노파를 살펴보니 그녀는
합장 염불하는 모습으로 간 뒤였다.
나는 부처님의 말씀 가운데, 말법에는
빗발처럼 많은 남염부제국(南閻浮提國) 여인들이
정토에 왕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주씨 노파를 보니 참으로 거짓이 아니다.
출처 / 산암잡록
[산암잡록(山艤雜錄)]은 명초 홍무 10년
경에 임제종 양기파 선승인 무온 서중스님이
원대(원나라) 불교를 이야기식으로
정리한 불교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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