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위장병의 묘약-수영
길옆에 흔한 위장병의 묘약-수영 이 글은
최진규선생님의 수영에 대한 글입니다.
수영은 우리나라의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풀이다.
길옆이나 논 밭둑, 풀밭 등에
여러 포기씩 무리 지어 난다.
잎의 생김새가 시금치와 비슷하고,
또 맛이 시큼하기 때문에 시금초 또는
산시금초, 신검초 등으로 부른다.
잎이나 줄기를 먹어 보면 맛이 매우 시다.
어린 줄기나 잎을 시골 아이들이 꺾어
즐겨 먹는데 민간에서는 살짝 데쳐
나물로 만들어서도 더러 먹는다.
잎이 연하기 때문에 먹을 만하지만
맛이 시어서 많이 먹지는 못한다.
수영은 여뀌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괴싱아, 괴시양, 괴승애, 산모(酸模),
산대황(山大黃), 산황(酸黃),
녹각설(鹿角舌), 산양제(山羊蹄)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이른 봄에 굵은 뿌리에서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자라 나와 등글게 땅을 덮는다.
줄기는 잎 가운데서 길게 자라 나오는데
줄기에서 나는 잎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은 긴 타원꼴 또는 피침꼴로 밑동은
깊게 파여 있고 끝은 뾰족한 편이다.
잎 가장자리로 약간
주름이 잡히고 톱니는 없다.
잎은 녹색이지만
잎자루와 줄기는 붉은 빛이다.
4윌 말에서 5월초에 꽃줄기가
50센티미터에서 1미터쯤 자라 나와
이삭 모양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꽃은 엷은 황색으로 그다지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꽃을 보기 위하여
화단에 심는 사람도 더러 있다.
열매는 7-8월쯤에 익는데 등글고
납작하게 생겼으며 줄기 끝에
주렁주렁 달린다.
수영은 열매의 모양이
특이하여 사람들의 눈을 끈다.
가지 끝에 가장자리는 분홍빛이고
안쪽은 녹색인 둥글둥글 하면서도
납작한 열매가 수없이 달려 바람에
대롱거리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꽃에는 꿀이 많아 양봉업자들
한테 많은 도움이 된다.
수영은 예로부터 더러 민간약으로나
한방약재로 써왔으나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는 약초는 아니었다.
옴이나 피부병?비듬 등에 뿌리나 잎을
짓찧어 붙이고 방광결석이나 피를 토할 때,
또는 오줌이 잘 안 나오는 증세 등에
달여서 먹었다.
굵은 뿌리를 캐어서 반찬으로 먹는
사람도 있으나 신맛이 강하여
많이 먹지는 않는다.
<약용식물사전>에는 '신선한
뿌리와 줄기는 짓찧어 즙을 내어
옴에 바르면 효과가 있고, 꽃을 따서
말려서 달여 마시면 위장이 튼튼해지고
열을 내리며 생즙을 내어 바르면
상처 난 데의 피를 멎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였고
<본초강목>에는 '수영은
어린아이의 열을 다스리는데
그 싹을 따서 날로 먹거나 즙을 내서
먹이면 신맛이 있어 먹이기가 좋고
효과도 좋다'고 적혔다.
그런데 최근 아무 데나 흔하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이 풀이
위궤양 위하수, 소화불량 등을
치료하고 위장을 강화하는 놀랄 만한
약효가 있음이 밝혀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약(神藥)>이란 저서를 남긴
민간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은
수영으로 갖가지 위장병을 치료한
경험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심산 어느 고을에서 한겨울을 보낼 때
이상하게도 그 지방 사람들에게는
유난히 위궤양, 소화불량, 위하수 등
위장병 환자들이 많은 것에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딱한 것은 바로 그러한 환자들의
주변에 그 병을 쉽게 고칠 수 있는
약초가 사방에 널려 있다는 점이었다.
곧 고시양으로 부르는 수영이다.
그들에게 수영을 뜯어다가 푹 삶은 뒤
엿기름을 두어 삭힌 다음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감주를 만들어 복용하도록 했다.
그게 귀찮은 사람에게는 수영을 그대로
삶아서 밥 먹기 전에 양껏 마시게 하였더니
얼마 안 가서 모두 위장병이 치유되는 것이었다.
그때 수영을 달여 먹고 위장병을 고쳤던
사람들이 70세가 넘은 지금도 위장의 기능이
오히려 보통사람보다 더 나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수영은 위장기능 강화를 통해
질병을 낫게 하는 효능을 지녔다고 생각된다.
또한 김일훈 선생은 '건강강연회'에서도 몇 차례
수영의 특이한 약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고시양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이름이 시금초라고 한다.
그것은 참으로 신비한 것이다.
그것을 오래 달이면 국이 없어지면서 싹 날아가
버리는 데 그 휘발성이 참으로 무섭다.
그것 의 어린 것을 뽑아다가 푹 삶아서
오래 졸여 가지고 엿을 만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물이 없어지면 그것도
없어지는데 그렇게 휘발성이 강한 것이다.
내가 묘향산에 오래 살았고
백두산에도 오래 살았었다.
거기서는 약국이 멀어 약을 사기가 몹시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을 달래서 그것을 뽑게 했다.
그리고 그것을 흠씬 삶아 가지고
흔한 강냉이를 서속쌀 같은 것으로
바꾸어 함께 죽을 만들라고 했다.
그리고 엿기름을 넣어 감주를 해두고 '
며칠 먹으라' 하면 아픈 것이 금방 나았다.
밥 잘 먹고 소화 잘 되고 또 쓰리고
쑤셔서 가슴 웅키고 하던 것이 싹 낫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영의 성분은 뿌리에
크리소판산과 칼리움옥살레트
수산, 타닌, 옥시메틸안스치라논 등이
함유되어 있어 해열, 지갈(止渴),
이뇨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 흔하디 흔한 풀로 갖가지
위장병을 간단하게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수영과 비슷한 식물로
얘기수영과 소루쟁이가 있다.
얘기수영은 원래 유럽 지방에서 나는 풀로
수십 년쯤 전에 우리 나라에 들어왔다.
중부이남의 길옆이나 풀밭에 흔히
나는데 수영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수영보다 키가 작고 많은 줄기 뿌리가 사방
으로 뻗어나가 빠른 속도로 증식되는 풀이다.
꽃의 생김새도 수영과 조금 달라 푸른 빛을 띤
붉은 빛의 작은 꽃이 5~6윌에 핀다.
역시 신맛이 있으며 어린 순을
소금에 절여서 먹거나 살짝 데쳐서
나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약초로 수영과 같이 쓴다.
수영은 우리 나라보다는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에게 관심이 더 많은 풀이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수영을 관상식물로
정원에 많이 가꾸고 있을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만성위장병 등의 성인병에
좋다고 하여 생즙을 내어 흔히 마신다.
수영을 이용한 요리도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수영과 다른 몇 가지
야채를 함께 넣어 만든 수프는 별미로 꼽힌다.
수영을 질병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생충 : 수영을 뿌리째 뽑아 말린 것
20그램에 삽주뿌리 20그램을 한데 넣고
물 2백 밀리리터를 넣고 달여서 찌꺼기를
버리고 빈속에 먹으면 회충이 다 없어진다.
수영 뿌리를 캐어 깨끗이 씻어 말렸다가
보드랍게 가루 내어 꿀에 개서 한 번에
6그램씩 하루에 세 번, 빈속에 먹는다.
방광염 : 신선한 수영 한줌에 물을 적당량
넣고 달여서 절반쯤 되게 한 다음 그 물을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밥 먹은 후에 먹는다.
부종 : 2-3월에 수영뿌리를 캐내어 그늘에
말린 것 20그램에 물 한 사발을 넣고
반 사발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는다.
또는 달인 물로 온몸을 씻어도 좋다.
뱀에 물린데 : 뱀에 물린 즉시 수영이나
소루쟁이 뿌리를 캐다가 깨끗이 씻고
짓찧어서 물린 자리에 두툼하게 붙이는
한편 소루쟁이 뿌리를 즙을 내어 마신다.
붙이는 것은 하루에 두 번 정도 갈아 붙이고,
즙은 한번에 6밀리리터씩 하루에 한 번 정도 마신다.
습진 : 여름에 수영이나 소루쟁이를 잎이
붙은 채로 뿌리를 캐다가 흙을 씻어 버리고
뿌리만 약간 짓찧어 가려운 부위에 붙인다.
하루 두 번씩 갈아붙이되 며칠 계속해야 한다.
수영은 예전에는 논둑이나 밭둑, 물기 있는 들판,
야산, 길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제초제 때문에 깊은 산중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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