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상저옥배(象著玉杯) 상저옥배(象著玉杯)- 상아 젓가락과 옥 술잔, 하찮은 낭비가 사치로 이어짐 [코끼리 상(豕/5) 나타날 저(艹/9) 구슬 옥(玉/0) 잔 배(木/4)] ‘산호 기둥에 호박 주추다’란 말이 있다. 귀한 珊瑚(산호)로 기둥을 세우고 보석 琥珀(호박)으로 주춧돌을 세웠으니 호화의 극치다. 아름다운 비단 옷에 흰 쌀밥, 요즘은 크게 사치는 아닌데도 錦衣玉食(금의옥식)도 호화생활을 뜻했다. 唐(당)의 杜牧(두목)이 阿房宮 (아방궁)의 秦始皇(진시황) 생활을 묘사한 것이 있다. ‘ 귀중한 정이 가마솥 같고, 금은 흙덩이에 진주는 조약돌 취급 (鼎鐺玉石 金塊珠礫/ 정쟁옥석 금괴주력)’했으니 굴러다니는 것이 보석이었다. 鐺은 솥 쟁, 礫은 조약돌 력. 상아로 만든 젓가락(象著)과 옥으로 만든 술잔(玉杯)도 옛날에는 사치품이었다. 이것을 태연히 만들게 하고 사용한 사람이 중국 商(상)나라 紂王(주왕, 紂는 주임금 주) 이라면 그럴 듯하다. 앞서 夏(하)나라 桀王(걸왕)과 함께 桀紂(걸주)로 불리는 폭군의 대명사다. 妲己(달기, 妲은 여자이름 달)라는 요녀에 빠져 酒池肉林(주지육림)에서 질탕하게 향락을 즐겼고, 간하는 충신들에겐 숯불로 달군 구리기둥을 건너가게 한 炮烙之刑(포락지형, 炮는 통째로구울 포)으로 죽였으니 악명으로 걸왕을 능가했다. 주왕이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게 하자 箕子(기자)가 걱정했다. 기자는 주왕의 숙부인데 학정에 남아나는 사람이 없는 중에 나라의 운명을 생각했다. ‘ 상아 젓가락을 쓰게 되면 토기를 버리고 무소뿔이나 옥으로 만든 그릇을 사용할 것이다 (象箸必不加於土鉶 必將犀玉之杯/ 상저필불가어토형 필장서옥지배).’ 鉶은 국그릇 형. 다음은 거기에 맞게 진귀한 음식을 담으려 하고, 그 다음은 먹을 때의 복장, 그 다음은 호화스런 궁전을 생각할 것이다. 점차로 사치가 도를 넘을 것이기 때문에 상아 젓가락이 단초가 되어 국가의 재정을 고갈시키고 멸망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했다. 과연 그 뒤 주왕의 사치와 포학이 지나쳐 나라는 망했다. ‘韓非子(한비자)’의 喩老(유로) 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조금 잘 살게 되면 지난 세월의 고생은 잊고 싶다. 그렇다고 물 쓰듯이 낭비에 집착 하면 오래지 않아 옛날로 돌아간다. 상아 젓가락 하나를 보고 사치의 지름길임을 알아채는 지혜는 없더라도 작은 것의 의미는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오늘의 고사성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