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4

환영

'환영' 어느 날 원효대사가 외출을 했다가 분황사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어느 스님이 길을 가로막더니 반갑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이었다."반갑구려 원효대사! 대사께서 쓴 글을 읽어 보았는데 깊이가 정말대단하더군요!" "보잘것 없는 글인데 송구스럽습니다.""대사!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저랑 같이 어디 가서 식사라도 하시지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 스님은 원효 대사를 데리고 천민이 사는 동네로 향했다.솔직히 원효대사는 그때까지 천민이 사는 동네에 가 본 적이 없었다.젊은시절 화랑이었을 때는 당연히 갈 이유가 없었고 출가해 스님이 된뒤로는 공부하느라 갈 일이 없었던 것이다. 스님은 어느 주막집에 이르러 자리를 딱 잡고 앉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어이, 주모! 여기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술상 하나..

목표없이 살아라

목표없이 살아라 “상금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시야가 좁아지고 조급해집니다.이것을 터널 비전(tunnel vision)현상이라고 부르지요.목표와 성취 그 자체를 위해서 달리지 않고 보상과처벌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집니다” - 정재승, 중에서 공부 모임 시간에 한 회원이 질문했다.“왜 명문대 출신들이 사이비 종교에 많이 빠지나요?”사이비 종교의 늪에빠져 허덕이는 사람중에 명문대 출신과 전문직이많다고 한다. ‘터널 비전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컴컴한 터널에 들어가면 먼 출구의 희미한 불빛만 보인다.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 불빛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상금’이 커질수록 우리는 터널에 빠져들기 쉬울 것이다. ‘명문대’가 주는 상금은 얼마나 큰가?그 불빛만 보며 청소년 시절을 ..

불안한 감정

불안한 감정 내 직업은 대리운전기사입니다.다른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내 일은 시작됩니다.언제 올지도 모르는 호출을 기다리면서 서성입니다.하루 평균 다섯 시간은 뛰거나 걸어야 하는데 이제는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그런 나에게도 빛나는 시절은 있었습니다.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고 가정도 꾸렸습니다.곧 아들 둘이 태어났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면 안정된 삶은 계속될 거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회사의 부도로 내 기대는 무너졌습니다.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대리운전 손님으로 아들 또래를 만날 때마다 아들 생각이 납니다.변변히 뒷바라지도 못 했는데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명문 대학에 합격한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