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본생설화(61) : 달 긴나라 왕의 전생이야기

갓바위 2018. 12. 30. 09:35
달 긴나라 왕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카필라성에 
가까운 니그로다 동산에 계실 때, 
왕궁에 사는 라후라 어머니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설산 지방의 긴나라로 태어났다.
그의 아내는 이름을 월희(月姬)라 하였다. 
그들은 <달>이라는 
은산(銀山)에 살고 있었다.
그 때 바라나시왕은 국정을 대신들에게 
맡긴 뒤에 두벌의 가사를 입고 
다섯 가지로 몸을 장식하고 
오직 혼자서 설산으로 들어갔다.
그는 사슴 고기를 먹으면서 하나의 조그만 
시내를 생각하고는 산 위로 올라갔다.
달산에 사는 긴나라는 장마철에는
 내려오지 않고 산에만 있으며
 여름이 되면 내려왔다.
그 때 그 달긴 나라는 그 아내와 함께 
내려와 여기저기서 향을 바르고 
꽃가루를 먹으며 꽃 옷을 입고 
흔들리는 덩굴들과 유희하면서 
상냥한 소리로 노래하고 있었다.
그는 조그만 시내의 어떤 굽어진 
곳에 내려와 물에 꽃을 뿌리면서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꽃 옷을 입고 은관과 
같은 흰 모래밭 위에 꽃 평상을 
만들어 놓고 대막대기를 
들고 평상에 앉았다. 
그리고는 대나무를 울리면서 
상냥한 소리로 노래하였다.
월희는 그 가냘픈 팔을 굽히고 
그 결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그 왕은 이들의 소리를 듣고 발자국 
소리를 죽여 가만히 가까이 가서 
으슥한 곳에 숨어 그들을 바라보다가 
월희에게 마음이 끌려들어
「저 긴나라를 쏘아 죽이고 
저 여자와 같이 살자.」
생각하고 그 달긴 나라를 쏘았다.
그는 괴로워 울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드디어 죽음은 가까워졌네
월희여, 피는 흐르고 나는 괴롭네
월희여, 나는 죽는다
월희여, 내 숨은 멎는다.
내 목숨은 잠기고 내게는 고통이 있네
내 가슴은 타고 기운은 멀어가네
월희여, 이것은 그대가 슬퍼하기 때문에
다른 슬픔 때문이 아니네
풀처럼 나무처럼 나는 죽고
마른 강처럼 나는 이우네
월희여, 이것은 그대가 슬퍼하기 때문
다른 슬픔 때문이 아니네.
산기슭의 호수의 비처럼
내 이 눈물은 흐르네
월희여, 이것은 그대가 슬퍼하기 때문에
다른 슬픔 때문이 아니네.」
보살은 이 네 수의 게송으로 
슬퍼하며 꽃 평상에 쓰러져 
기절했다가 다시 뒤쳐 누웠다.
왕은 가만히 서 있었다.
월희는 보살이 슬피할 때에도 
제 즐거움에 열중하여 그가 
화살에 맞은 줄을 몰랐다.
무심히 그가 뒤쳐 누워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어떤 고통이 
생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난 큰 근심을 견디지 못하여
 큰소리로 한숨을 지었다.

왕은 긴나라가 죽었다 생각하고 
앞으로 나와 모습을 나타내었다. 
월희는 그를 보고「저 도적에게 
내 남편은 맞았으리라.」생각하며 
두려워 떨면서 산꼭대기로 도망쳐 
올라가 다음 게송으로 꾸짖었다.
「실로 너 왕자는 저주 받아라
저 가엾은 내 남편을
그 나무 밑에서 활로 쏘다니
저이는 화살 맞아 땅바닥에 쓰러졌다.
내 가슴의 이 슬픔을
왕자여, 네 어미에게 지워라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 가슴의 이 슬픔을
내 가슴의 이 슬픔을
왕자여, 네 아내에게 지워라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 가슴의 이 슬픔을
너는 내게 반해 아무 죄 없는
내 남편을 거기 죽이었나니
네 어미는 그 아들도 남편도
왕자여, 다시는 보지 못하리.
너는 내게 반해 아무 죄 없는
내 남편을 거기 죽이었나니
네 아내는 그 아들도 남편도
왕자여, 다시는 보지 못하리.」
이런 게송으로 비탄하면서 
산꼭대기에 서 있는 그녀를 위로
하려고 왕은 다음 게송을 외웠다.
「월희여, 울지 말라 슬퍼하지도 말라
바나티미라꽃 같은 눈을 가진 여자여
그대는 이제 내 왕후 되어
왕궁에서 섬김 받는 그 여자 되라.」
그녀는 이 말을 듣고
「너는 내게 무슨 말을 하느냐.」
하고 크게 외치며 다음 게송을 외웠다.
「왕자여, 기어코 죽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절대로 네게 가지 않으리
왕자여, 너는 내게 반하여
죄 없는 내 남편 죽이었거니.」

그는 이 말을 듣자 정욕이 사라져 
다음 게송을 외웠다.
「겁장이여, 살기를 탐하는 정녀(精女)여,
너는 가거라 저 설산으로달자향(達子香)·
격향(格香) 등 약초 먹는 여자여
저 숲 속의 짐승들이 너를 반가워하리.」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그가 떠난 줄을 알고 그녀는 내려와 
보살을 일으켜 안고 산꼭대기로 
올라가 돈대 위에 눕혔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그 무릎에 얹고 
비탄하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아아, 저 산들 저 굴들
그리고 저 바위들이 있는데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저 나뭇잎들 떨어져 깔리고
헤매는 짐승들 보기에 즐거운데
저기서 당신을 보기에 즐거운데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이까
맑게 흐르는 저 골짜기 개울
그 물에는 가득히 꽃이 흐르는데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보석으로 짙은 남색이 빛나는 것처럼
저 설산 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황금으로 금빛이 빛나는 것처럼
저 설산 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비석 (砒石)으로 빨갛게 빛나는 것처럼
저 설산 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우뚝이 솟아 험준하게 서 있는
저 설산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백은(白銀)으로 하얗게 빛나는
저 설산 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일곱 가지 보물로 갖가지 빛나는
저 설산 꼭대기는 아름답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야차들이 사는 저 향취산(香醉山)에는
약초가 우거져 덮이어 있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요정(妖精)들이 사는 저 향취산에는
약초가 우거져 덮이어 있나니
저기서 당신을 보지 못하면
임이여, 나는 어찌하리까」
이렇게 그녀는 열두 수의 게송을 
외우며 비탄하다가 보살의 가슴에 
손을 대어 따뜻한 기운을 느끼고 
「이분은 아직 살아 있다.
 어쨌든 먼저 신(神)을 추슬러 이분을 
살려야 하겠다.」생각하고
「도대체 이 세계를 수호하는 신은
 없는가. 혹은 여행을 떠나 없는가. 
그렇지 않으면 죽었는가. 그래서
 내 낭군을 지켜 주지 않는가.」
하고 신들을 추슬렀다. 
그녀의 비판의 힘에 의해
 제석천의 자리가 뜨거워졌다.
그는 관찰하여 그 원인을 알고는, 
바라문으로 변장하고 그 가까이 가서 
물 항아리에서 물을 내어 보살에게 쏟았다.
그러자 보살은 독기가 사라지고 
생기가 돌아와 어디에 화살을 
맞았는지 그 흔적조차 없었다.
보살은 기분 좋게 일어났다.
월희는 보살이 회생된 것을 보고 
기쁨에 잠기어 제석의 발아래 
정례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거룩한 바라문 당신에게 예배하네
가엾은 여자, 내 사랑하는 남편에게
그 단 이슬의 물을 쏟아 주신 이 세상에 
없는 반가운 그이와 만나게 하려고.」
제석은 그들에게 충고했다.
「지금부터는 월산에서 내려와 인간 
세계에 가지 말고 여기에만 있어라.」
이렇게 말하고 그는 자기 주소로 
돌아갔다. 월희도 보살에게
「여보시오 이 장소는 위험합니다. 
우리는 월산으로 갑시다.」
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자아, 우리는 함께 떠돌아다니자
꽃이 가득한 아름다운 골짜기 개울
온갖 나무들이 속삭이는 그 곳을 기념
으로 살뜰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제석은 지금의 저 
아나율이요, 그 월희는 저 라후라의 
어머니이며, 긴나라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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