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 불교의 거장 중에 자장이란 큰 스님이 계셨다.
자장 스님은 중국 유학 중 태화지라는 못가의 돌로 된 문수보살 앞에서 칠일간 기도하였다.
마지막 날 홀연히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시더니 이튿날 기이한 일이 생겼다.
아침에 한 스님이 찾아와 붉은 비단에 금색 점이 박힌 가사 한 벌과
부처님의 바루 하나, 불두골佛頭骨 한 조각을 가지고 와서 말하기를
"이것은 석가 세존의 유품들이니 잘 간직하시오. 그대 나라 동북방 오대산에는
일만一萬의 문수가 항상 머물러 있으니 그대는 뵐 수 있기 바라오."
신라로 돌아온 자장 스님은 최고의 영예인 대국통對國統의 높은 자리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자신의 마음을 채우기 못하였다.
드디어 말년에 벼슬을 떠나 늘 잊지 않고 있던 오대산을 찾았다.
문수 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기를 고대하였던 것이다.
어느 날 한 늙은 거사가 남루한 도포를 입고 스님 처소를 찾았다.
스님을 모시던 시자는 그의 행색을 이상히 어겼다.
그 노거사는 칡으로 엮은 삼태기에 죽은 강아지를 담아 메고 왔던 것이다.
그 거사와 시자 사이에 입씨름이 오고 갔다.
"무슨 일로 왔소." "자장을 만나려고 왔노라."
"내가 우리 스님을 모신 후 오늘날까지 스님의 함자를 함부로 부르는
무례한 자는 본 적 없소. 대체 당신은 누구이기에 미친 짓을 하는 것이오."
"무슨 잔소리냐! 너의 스님에게 내 뜻이나 알려라."
시자가 하는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가 스님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자장 스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미친 사람이군'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시자는 밖으로 나와 노거사를 업신 여겨 욕설을 퍼부으며 쫓아내었다.
이때 노거사는 쫓겨 나면서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느냐?"
하면서 걸머졌던 삼태기를 거꾸로 들고 터니,
그 속에 있던 죽은 강아지가 사자보좌獅子寶座로 변화였다.
노거사는 그 위에 올라 앉아 빛을 발하고는 빠른 속도로 가버렸다.
이 정경을 시자로부터 전해 들은 자장 스님은 황망히 위의威儀를 갖추고
남쪽 고개까지 뒤쫓아 올라갔으나 늙은 거사가 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자장은 깊이 참회하며
남은 여생 산 속에서 마음 비우는 일에 전념하였다.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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