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여 년 전 , 통도사에 난봉이란 스님이 잇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이 절 저절로 떠돌다가
통도사에 머슴으로 살고 있었을 때였다.
섣달 그믐날 밤, 어린 소년이 따로 밥상을 차려 들고
헛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한 스님이 우연히 목격했다.
무슨 일인가 하여 헛간을 들여다 보았더니,
소년은 밥상을 앞에 두고 꿇어앉아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아직도 불효한 자식입니다.
설날이 되어도 부모님께 따뜻한 밥 한 그릇 올릴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저녁 부처님의 은덕으로 식은 밥이나마 올리게 되었으니 어서 드십시오."
그리고는 정성스럽게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를 지켜 본 스님은 어린 아이가 여간 기특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소년을 가까이 불러 그간의 사정을 들은 다음 물어 보았다.
"너 이렇게 살 게 아니라 스님이 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도를 닦으며 사는 것이 어떻겠니?"
스님의 말씀을 들은 소년은 뛸듯이 기뻐하였다.
"정말이세요. 스님? 그러면 저를 스님의 제자로 삼아 주시는 겁니까?"
그로부터 소년은 난봉이란 법명을 받고 스님이 되었다.
열심히 수행하던 난봉 스님은 불현듯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났다.
'부모님이 가신 곳을 모르니 안타까운 노릇이구나. 나는 부모님의 은혜로
이렇게 부처님 제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지만 돌아가신 부모님은 어떻게 되셨을까?'
그 후로 난봉스님은 경전을 독송하고 사경寫經하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기도를 시작하였다.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린 후 회향하는 날 밤이었다.
부모님이 꿈 속에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네 덕분에 이제 몹쓸 몸을 벗게 되었구나. 정말 고맙다.
만약 우리의 자취를 알고자 한다면 언양 삼동골에 있는 너의 매가妹家를 한번 찾아가 보아라."
이튿 날, 난봉 스님이 언양으로 가서 누이집을 찾으니, 마침 그날
누이집에서 기르던 소가 갑자기 죽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바로 이웃집의 소 한마리도 같은 시각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매가에 다녀온 날 밤, 다시 부모님이 꿈 속에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너의 지극 정성한 기도의 공덕으로
오늘 우리가 짐승의 몸을 벗고 극락세계에 나게 되었다."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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