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한발 물러설 곳을 미리 마련해 두는 습관

갓바위 2024. 1. 29. 11:03

 

 

한발 물러설 곳을 미리 마련해 두는 습관

 

나에게는 한발 물러설 곳을 마련해 두는 습관이 있었다.

간절히 바라던 일을 결국은 이루어 내지 못하고

실패했을 때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내 모든 것을 내던지지 않았다.

내 마음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꿈과 현실의 중간 어디쯤 적당히 제 몸을 걸치고 살았다.

 

그건 스스로를 자책하며 공격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방어이자 대비이기도 했다.

그런 자조적인 비겁함은 금방 몸에

익숙해져 버려서 관성의 법칙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마음을 살뜰히 보살펴 주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을 견딜수록 아주 천천히 그리고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제 한발 물러설 곳을 마련해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닌 능력보다 더 멀리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려 한다.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이루고 해내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곳을 마련해 두어야겠다.

 

– 김해안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에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