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갓바위 2024. 2. 6. 10:30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정호승의 시 <수선화에게>에서는 이렇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외롭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요?

사람인 이상 우리는 누구나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의 친척은 고독이며 외로움이며 슬픔이기 때문이죠.

 

외롭다는 생각이 뼛속 깊이 절절하던 어느 날,

전철을 타고 가다가 따뜻한 풍경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책을 보고

가던 중이었는데 앞에 앉은 학생이 피곤했던지 졸고 있었습니다.

 

학생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몇 번이나 떨구더니,

책을 보고 있던 사람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학생이 편하게 머리를 기댈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를 빌려 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어깨를 기대는 사람은 참 편안하겠구나,

어깨를 빌려 주는 사람은 참 행복하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아닌 모르는 타인에게 어깨를 빌려 준 적 있는지요?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 내 어깨에 기대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지금 나는 내 어깨를 누구에게 얼마나 빌려 주고 있을까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너무 외로운 이유는 타인에게

내 어깨를 내주는 일에 인색하기 때문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강은교 시인은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에서

고독을 푸는 방법에 대해 힌트를 전했습니다.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우리가 느끼는 고독은 가뭄과도 같습니다.

 

목이 마르고, 가슴이 황폐해지고, 삶이 위태로워집니다.

그래서 시인은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처럼 생명력 있게 서로 만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로 위로하며 이해하면서, 서로의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때로는 열정적인 불로 만나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메마른 이에게 다가가 촉촉함을 나누어 주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나 역시 홀로 있을 때에는 메말라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촉촉해지는 기적 같은 일말이죠. 함께 있는 것만으로 위태로운 누군가의

삶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고 삶을 일으켜주는 숭고한 사건이 일어나버립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바로 이렇게 서로에게

따뜻하고 벅찬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그렇게 흐르는 물처럼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기만 해도

황폐해진 마음이 촉촉해질 듯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사람이 있으신지요?

시에서처럼 멀리,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그에게로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