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잔칫상 받는 기분으로 기쁘게 살아가자

갓바위 2024. 3. 29. 22:04

 

 

잔칫상 받는 기분으로 기쁘게 살아가자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은 내 자식, 내 가족 챙기기에만 바쁘고,

나눔과 봉사를 하면서도 은근히 그 대가를 기다리기도 한다.

굶주린 길고양이에게 찬밥 한 덩이라도 나누어주는 작은 여유라도

가지며 살아보자. 큰 콩 싸라기나 작은 쿵 싸라기나 그게 그거다.

 

재산이 많고 적음을 따지지 말고, 권위나 관념도 버리고, 배고프면 먹고,

고단하면 자며 순리대로 살아가자. 삶을 수시로 개과천선(改過遷善)하지

않으면 담뱃불 하나가 온 산을 태우는 것처럼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당장 뜯어고치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정말 옳은 것인지 따져보아 옳지 않으면 즉시 고쳐가자.

승가에 탁발수행이 있다. 밥을 비는 수행으로, 중생에게는 나눔의 선업을

쌓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승려에게는 항심(下心)을 위한 수행 과정이다.

 

비구란 '걸식(乞食)하는 자'라는 뜻이다. 걸식을 하려면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수행자들은 의복은 허름하지만 마음은 더할 바 없이 착하여 몸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더러운 진흙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듯이

오직 지혜와 덕행으로 수행자의 값어치가 정해진다.

 

수행자들은 신분이 낮고 천한 직업을 가졌더라도 행위가 훌륭하다면,

그 사람들 공경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엄청 '귀한 몸'이라 생각하기에 남 앞에

고개 숙이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밥을빌기 위해서는 고개숙이고 허리를 굽혀야한다

 

이는 얻은 음식을 먹고 목숨을 부지함으로써 남에게 베푸는 마음을 갖게

하는 수행 과정이다. 승려들이 얻어온 음식을 수백 명이 함께 공양하는 모습은

하도 엄숙하고 조용하여 태고의 정적이 감돈다. '잔고기가 가시 세다'고 하였다.

 

수행자는 비록 누더기를 걸쳤지만 마음을 가라앉혔기에 속은 야무지고

단정하여 얼굴에 구김살이 없다. 공부 중에서 최고의 공부이자 마지막 공부는

마음 깨치는 공부이다. 부귀공명만 좇으면 부러진 기둥, 썩은 새끼로 묶는

결과밖에 오지 않는다. 깨친 마음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 걱정하거나

화낼 일도 없다. 수행자들에게는 휴일도 명절도 없고, 월급도 퇴직금도 없다.

 

'공(空)하고 무(無)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시시비비도 없어 평온하기만 하여

날마다 잔칫상 큰 상 받은 기분으로 기쁘고 흡족해하며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간다. 정신을 풍요롭고 건강하며 신선하게 가꾸는 사람만이 진실되게

살아갈 수 있다. 바바람 맞지 않고 피는 꽃 없듯이 모든 사람들은

모진 세파에 흔들리며서 살아간다.

 

잔칫집에서도 잘 먹은 사람은 껄껄 웃고, 못 먹은 사람은 틀툴거리듯이

웃고 사는 사람과 찡그리고 사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인생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며, 시련과 아픔으로 단련되고, 대립과 갈등과

이해와 화해를 거치면서 점차 성장해가는 것이다. 마음공부가 되지 않아

속에서 우울의 비가 내리면 깃털 젖은 새처럼 날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천하의 장부라야 남의 밥 빌 수 있다.

 

장난삼아서라도 밥그릇 들고 남의 집에 밥 빌러 한번 가보자.

죽어도 그런 일은 못 하겠다는 사람은 입으로만 용감한 사람이다.

요란하게 잘 짓는 개라고 좋은 개가 아니고, 달변가라 하여 현명한

사람도 아니다. 남의 집 가서 밥 좀 달라해보면 한없이 낮아질 수 있다.

 

그런 사람만이 화안애어(和顔愛語)할 수 있다.

외면의 평화로움은 내면의 정서가 안정되어야만 풍겨져 나온다.

슬기로운 사람은 부드러우면서도 잣나무처럼 의지(意志)가 곧고 굳세다.

사람은 자기 몸 편하길 원하기에 육상선수도 차만 보면 타고 가려 하는 것이다.

 

나눔과 봉사로서 최상의 삶을 살아가자. 배고프면 먹고, 슬프면 울고, 춥다, 덥다,

아프다, 즐겁다 하며 살아가자. 하심(下心)할 줄 알면 자신의 입장과

가치관이 다를 사람과도 타협이 잘되고 설령 다툼이 있더라도 '너 죽고

나죽자'는 식의 극한투쟁과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남을 위한 봉사는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동시에 서로의 마음마저 정화시킨다.

세월은 공평하여 골치 아픈 시간도 흘러가고,

한없이 날뛰던 사람들에게도 종지부를 찍어준다.

사라진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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