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 나가자
수행자도 출가 전에는 누군가의 아들딸, 손자 손녀였다.
출가 후에는 조사나 부처가 되려는 사람들이기에 부모 형제와
친척은 과거가 되고, 조사나 부처는 출가자의 미래가 된다.
출가자는 철저히 과거와 미래을 끊고 당당하게 현재에 진력하며
살아가야 해탈할 수 있다. 모든 것은 현재의 수행에 달려 있고,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은 무슨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니라,
부처는 부처이고, 나는 나이기에 과거 부처와 미래 부처가 멋진 맞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행자는 "많은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세상을
불쌍히 여기고, 인천(人天)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며 살아간다.
꽃은 벌과 나비에게 꿀을 제공하고, 벌과 나비는 꽃가루를 옮겨 꽃이
열매를 맺게 해준다. 날카로운 칼날도 제 자루는 못 깍듯이
모든 생명은 서로 돕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때문에 자비 정신의 실천은 뭇 생명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수행자의 자비는 자원봉사의 뿌리여서 항상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하루에 한 끼는 소식을 하거나 죽으로 때우며 '나눔'의 정신 속에 살아간다.
터를 잘 닦아야 집을 지을 수 있듯이 심신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나의 상처만 아파하지 않으며, 부러진 나뭇가지나 발에 밟힌 풀 한
포기의 아픔과 고통의 상처들도 자비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친구가 되어주고 힘든 사람들에게는 긍정과 희망의
이정표가 되어주면 생각과 지각, 감각이 자유로워져서 심신까지 건강해진다.
육신의 눈에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면 무명(無明)과 치심(痴心)만 가득해져서
욕심과 집착의 길로 빠져든다. 그런 사람은 때려주러 갔다가 얻어맞고 오고,
돈 빌리러 갔다가 보증 서주고 오는 바보짓만 거듭하게 된다.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해치는 것은 죽는 길이며, 내가 손해 보는 것이
사는 길이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체력 단련을 안 해도 건강하고 성형 수술을
안 해도 예뻐지는 것이다. 키 큰 놈 집이라고 내려 먹을 것 많은 것은 아니다.
행복이란 출신 성분이나 지능,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울하게 살아가면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먹구름 낀 날씨
같아서 보약도 독약으로 변하여 몸속에 질병이 찾아든다.
털도 내리 쓸어야 빛이 나는 것처럼 순리대로 살아가야 안정된 마음을
찾을 수 있다. 마음 다스림은 훈련과 노력에 따라 점차 개선된다.
과거나 외부 요인에 사로잡혀 고민하지 말자.
업장과 무명을 걷어내고 자성의 밝은 본성을 드러내어 악업을 지혜광명으로 소멸
하는 순간 번뇌는 사라져버린다. 하늘은 늙지 않고 진리의 말씀도 늙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이 갈수록 형형히 빛난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에게 이로움이 있으면 사람은 남의 것을 빼앗는다.
다른 자가 빼앗으면 빼앗긴 자는 또 남의 것을 빼앗는다.
죽이는 자는 죽임을 당하고 이기는 자는 패하며, 욕하는 자는 욕을 먹고
화내는 자는 화를 받는다. 행위는 돌고 또 돌아 빼앗긴
사람이 다시 빼앗는다"고 말씀하셨다.
칼부림을 즐기면 칼부림에 죽고, 폭력을 행사하면 그에 상응하는 폭력을
당하게 된다. 언젠가는 나도 가해자였을 것이므로 오늘도 애써 고개 숙이고
자기 반성속에 살아가자. 굳은 표정의 냉담하고 싸늘한 성격으로 살아가면
스스로 병을 불러들이게 된다. 모난 성격을 교정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일과 사람을 대하면서 살아가자.
그러려면 첫째,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 마라. 화는 간을 상하게 하여
시력이 나빠진다. 둘째, 지나친 근심과 우울한 성격은 폐를 상하게 한다.
셋째, 겁먹고 깜짝깜짝 놀라면 신장을 상하여 청각이 떨어진다.
넷째, 쓸데 없는 생각을 많이 하면 비장을 상하게 한다.
다섯째, 지나치게 깔깔대며 좋아하는 것도 심신을 상하게 한다.
여섯째, 평화롭고 즐거우며 안정된 마음은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준다.
이 여섯 가지를 잘 지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심신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서 상대의 아픔도 어루만져주는
자비심 가득한 삶에는 벌집 건드린 것처럼 다급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심신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나가자.
사라진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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