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무겁습니다

갓바위 2024. 4. 26. 19:28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무겁습니다

부처가 도처에 있지만 우리는 채워지지 않는 욕심과 무명에

가리어 깨닫지 못한 채 삽니다. 일상 곳곳에 부처가 있음을

깨닫는다면 보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려 공감하고 배려하면 바르게 보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잇습니다. 반면에 문화와 생활습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르게 볼 수 없습니다. 자기중심주의로 행동하기 십상입니다.

 

누가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화를 내는 것입니다.

화를 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바로 보십시오.

무명은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어리석음이 큰 화를 초래합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조조가 싸움에 패하자 마을로

숨어들었습니다. 그가 밤에 잠을 자려는데 칼을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신을 해치기 위해 칼을 가는 것이라고 속단한

조조는 칼을 갈던 하인, 주인집 부인과 딸을 죽입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옆을 보니까 돼지가 기둥에 묶여 있었습니다.

 

칼을 간 다음 돼지를 잡아 대접하려고 했던 그들의

본뜻을 모른 채 자기를 죽이려는 줄로 착각한 것입니다.

뒤늦게서야 알아챈 조조는 놀라서 도망을 나오다가

마침 술을 받아오던 그 집의 큰아버지마저 죽이고 맙니다.

 

앞으로 겪게될 후환이 두려웠던 탓입니다. 어리석음의 과보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뉴스를 보면, 가방에 마약이 숨겨져 있는 줄 모르고 심부름값 몇 푼에 운반을

대신 해주었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것이 무명입니다.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무겁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잘못인 줄

모르면 똑같은 잘못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되풀이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알고 행하는 것이 부처님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무명을 벗어나면, 내 몸에 병이 들어와도 감사하게 받아들입니다.

방종하게 살던 몸을 돌보게 되고, 병을 앓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알기 때문입니다. 선지식善知識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지혜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지혜인 양 착각하지 말고, 내가 상대방보다 더 많이 알거나

잘났다는 교만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신을 바르게 보는 것이

지혜입니다. 반대로 자신을 바르게 보지 못하는 것이 무명입니다.

홀가분한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