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간소하게, 치열하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절제가 필요합니다.
절제하며 도덕적인 삶을 이어갈 때 본질적인 나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적이지 못한 잡담이나 희론戲론(허망한 언어, 허구적인 관념을 실
재하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마음 작용) 속에서는 나를 돌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리석음만 쌓여갈 뿐입니다.
다들 죽음에 다다를 때쯤이면 후회를 많이 하게 됩니다. '오락 · 인터넷 ·
가무는 줄이고, 텔레비전도 좀 덜 보고, 수행을 더 많이 할 걸.' 하고 뉘우칩니다.
핸드폰 등 기계문명에 현혹되어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순수성이 많이 사라집니다.
매일 들고 다니던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오면
이기 하나 빠진듯 허전할 뿐더러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남과 비교해서 스스로 초라하게 느끼는 까닭은 모두 기계문명에 중독된탓입니다.
아이들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핸드폰을 들고 다닙니다.
서있거나 잠시 쉬는사이에도 문자를 보내고 인터넷 기사를보고 게임에 몰두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인터넷을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서 자신의 주체적인 가치관이나 사유 능력을 잃기 쉽습니다.
얼마 전입니다. 꽃다운 나이의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상심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어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자살은 자신의 본성을 보지 못하고 나쁜
기운에 끌려다닌 결과입니다. 독단적이고 극단적인 생각이 앞서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내면으로 들어옵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에너지는 긍정적인 것들을
끌어들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야 본래
성품이 드러나고 내가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문명화된 기계를 좋아하고, 자기가 선호하고 원하는 것만
갖추려는 사람은 어두운 에너지가 꿈틀거리게 됩니다.
그러한 부정적인 마음을 잠재우는 것이 수행입니다.
수행의 힘은 마치 지구가 탄생할 때처럼 폭팔적입니다.
개계문명에 빠져 살지 않았을 때가 더 행복했습니다. 수동식 검정
전화기를 쓰던 시절, 편지 한 통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던 시절이 더 행복했어요.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 송금도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고, 밥도 스위치 한 번
누르면 짓고, 실내환기도 핸드폰으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한 편리함이 우리에게 허떤 행복을 주었을까요? 물질적인 행복은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물질은 잠시 인연 따라 모였다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그 앞에 서 있는 우리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법신불에 의지할 때 불안을 극복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수행하기를 꺼려할까요? 왜 즐겁게 하지 못할까요?
수행을 하면 업장이 소멸되고 맑은 청정심을 회복하는 데, 왜 게으름을
피울까요? 수행은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봐야 합니다.
어떤 보살님에게 "왜 절에 자주 안 오십니까?" 하고 물었던니
"스님께서 절이나 집이 다 같다고 하셨잖아요." 하더군요.
약속을 정해 매월 보름이나 관음재일에 같이모여 수행을 하면 더 힘이 생깁니다.
집에서 해도 된다는 말은 바쁜일이 있으면 집에서 정진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또 앉으나 서나 어디서든 공부하라는 당부이기도 합니다.
아직공부를 해나가는 분들에게는 절과 집이 같을 수 없습니다.
보살심을 이루었을 경우에라야 절과 집이 같습니다.
제대로 수행하는 법을 배워야 즉을 때 관세음보살의 얼굴로 떠날 수 있습니다.
옷차림은 화려하지만 마음은 여기저기에
모가 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날카롭고 부드럽지 못합니다.
매사를 단순하게 생각하고 간편하게 생활하십시오.
반찬도 서너 가지 정도만 차려서 간소하게 드시고,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세요. 아름다는 것은 품격이 있습니다.
들꽃 한 송이를 바라보면서 감흥을 느길 줄 알고, 곁의 사람과 대화를 통해
나누는 그런 삶을 누리세요. 마음을 열면 삼라만상이다 즐길거리입니다.
마음이 복잡하면 행복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복잡하다는 것은 정견이 바로 서 있지 못하다는 뜻이고, 탐진치가 많다는 증거
입니다. 생각은 담백하게, 생활은 간소하게, 수행은 치열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홀가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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