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늘 그렇듯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평소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 이상하게 오래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치던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하루가 다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 말이 마음속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나를 꽉 채웠습니다.
하지만 곧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가 내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내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정작 내 시간을 거의 쓰지 못한 채 살아오고 있었다는 것을요.
나는 늘 시간을 쫓으며 살았습니다. 해야 할 일, 지켜야 할 약속,
끝내야 할 업무 속에서 “조금만 더 버티자”는 말을 되뇌었습니다.
하지만 그 ‘조금’이 쌓여 몇 년이 되고, 마음속 여백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허겁지겁 살아내다 보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도 흐릿해지곤 했죠.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잠시 멈춰 서기로 했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거나, 세상을 떠나 도피한 건 아니었어요.
다만 ‘조금 다른 하루’를 살아보기로 한 것입니다.
알람 없이 일어나고,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내리고, 하고 싶었던 책 한 페이지를
읽으며 시작하는 하루. 누군가는 그것을 ‘심심한 하루’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안에서 오히려 가장 선명하게 ‘살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삶이 다르게 보이는 건 거창한 변화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었죠. 예전에는 나 자신을
자꾸만 몰아붙였는데, 이제는 그 시간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봅니다.
실수한 날엔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웃어 넘기고,
누군가의 무심한 행동에도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미움 대신 어려운 사랑을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첫 대상이 나 자신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나는 ‘시간이 있는 삶’을 연습 중입니다. 여전히 바쁜 날도 있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날도 많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하루를 조금 더 내 뜻대로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가보지 못한 길이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고, 이루지 못한 꿈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든 다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걸, 그 가능성을 스스로 믿게 되었으니까요.

오늘도 창문을 열며 조용히 다짐합니다. 괴로운 것을 피해 도망치기보다,
좋은 것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삶을 살겠다고.
그리고 그 한 걸음이 쌓여 언젠가 진짜 나다운 하루로 이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하루는 분명히, 내 것이니까요.”
출처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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