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유난히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

갓바위 2025. 12. 14. 21:14

 

유난히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

 

요즘 유난히 버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문득 떠오릅니다. 예전에 친구가 말하던 그 한마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가서 그냥 사라지고 싶어.”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아무 위로나 충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 옆에 가만히 앉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같이 사라져 줄게.” 그 말이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 말

속에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신이 무너지는 그 자리에 혼자 두고 싶지

않았던 마음. 그 마음이 지금의 저를, 그리고 오늘의 우리를 버티게 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압니다. 그 끝자락에서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건

‘사라짐’이 아니라 ‘함께 있음’이라는 것을요. 누군가 나의 고통을 인정해주고,

그 옆에 조용히 있어주는 일. 그게 때로는 어떤 위로보다 큰 힘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바꾸기보다는 그저 지금 이 순간에

나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하루를 버티게 하는 사소한 습관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의 시선. 그 작은 것들을 다시 품에 안으며

나는 조금씩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세상이 정해둔 속도에 맞추느라 늘 허덕였지만 이제는 나만의

박자로 걸으려 합니다.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다고, 조금은 멈춰 서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해줍니다. 그렇게 나를 다독이며 하루를

살아내는 일, 그게 어쩌면 진짜 용기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납니다. 그건 피할 수 없는 진실이지만

그 사실을 떠올리면 오히려 더 용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끝이 있다면

그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내 인생을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채우고 싶습니다.

돈이나 명예가 아닌,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내 마음을 흔든 순간들,

그리고 끝내 나 자신을 놓지 않았던 시간들로요.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다면 괜찮습니다. 잠시 울어도 좋습니다. 다만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이 사라지려는 그 끝에도 당신과 함께 손을 잡고 서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누군가가 어쩌면 바로 ‘당신 자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울고 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당신이 당신의 손을 꼭 잡아줄 테니까요.

 

출처 행복한가